[아시아경제 이종길 기자]올림픽 2연패를 노리는 미국 농구대표팀이 첫 담금질에서 신승을 거뒀다.
미국 농구대표팀은 17일 워싱턴 버라이즌센터에서 열린 브라질 대표팀과의 연습경기에서 80-69로 승리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관전하는 가운데 초반 고전을 거듭했지만 2쿼터에서 득점력을 회복한 주포 르브론 제임스(마이애미)의 30득점 6리바운드 맹활약에 힘입어 자존심을 지켰다. 케빈 듀란트(오클라호마시티)와 크리스 폴(LA 클리퍼스)은 각각 11득점 3리바운드와 10득점 4리바운드 4스틸로 여기에 힘을 보탰다. 반면 기대를 모은 코비 브라이언트(LA 레이커스)는 7차례 시도한 3점 슈팅이 2개만 림을 통과하는 등 팀에서 두 번째로 많은 25분 7초를 뛰고도 8점을 넣는데 그쳤다. 17분 15초를 소화한 카멜로 앤서니(뉴욕)도 3득점을 기록하는데 머물렀다.
첫 연습경기였던 탓인지 선수들의 컨디션은 대체로 들쑥날쑥했다. 미국은 초반 상대 포워드 네네(워싱턴 위저즈, 8득점 6리바운드)의 골밑 공격과 가드 마르셀로 후에르타스(11득점 13어시스트)의 볼 배급에 기선을 제압당했다. 포워드 앤더슨 바레장(클리블랜드, 12득점 13리바운드)에게 연거푸 협력 플레이까지 내주며 1쿼터를 17-27로 마쳤다. 벼랑 끝에 몰린 미국을 구해낸 건 마이애미 히트를 미국프로농구(NBA) 정상으로 올려놓은 제임스였다. 특유 탄력을 이용한 저돌적인 돌파를 앞세워 브라질 수비를 허수아비로 만들었다. 수비에서의 만점 활약도 빼놓을 수 없다. 지칠 줄 모르는 체력을 바탕으로 경기 내내 밀착 마크를 펼쳐 상대의 득점력을 봉쇄하는 동시에 실책을 이끌어냈다. 그 덕에 미국은 2쿼터 브라질의 득점을 5점으로 막아냈고 경기 종료까지 총 23개의 실책을 유도했다. 제임스의 활약에 고무된 선수들은 이후 안정된 경기력을 회복, 끝까지 리드를 지켜냈다.
우여곡절 끝에 거둔 승리. 미국에게는 많은 숙제를 남긴 경기였다. 앤서니, 브라이언트 등의 컨디션 저하와 협력 플레이에서의 잦은 실수가 대표적이다. 이날 선수단이 남긴 어시스트는 11개에 그쳤다. 슈팅 성공률도 40.8%에 머물렀다. 반면 브라질은 50.9%였다. 빈약한 골밑도 빼놓을 수 없다. 미국은 리바운드 싸움에서 브라질에 30-38로 뒤졌다. 바레장, 네네 등 상대 포워드, 센터에게 40득점 이상을 허용하며 타이슨 챈들러(뉴욕, 3득점 1리바운드) 혼자만으로는 버티기 어렵다는 결론을 얻었다. 이날 마이크 슈셉스키(듀크대) 감독은 무릎 부상에 시달리는 블레이크 그리핀(LA 클리퍼스)을 대신해 선발한 앤서니 데이비스(뉴올리언스)를 출전시키지 않았다. 또 다른 포워드 케빈 러브(미네소타, 무득점 2리바운드)에게도 5분여의 기회밖에 제공하지 않았다. 하지만 경기 뒤 챈들러는 “소집된 이후 처음 가진 실전이었다. ‘빅맨’ 부족으로 인한 신승은 아니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슈셉스키 감독도 “금메달을 향한 항해에 좋은 경험이 됐다. 팀워크는 앞으로 더 좋아질 것”이라며 긍정적인 견해를 내놓았다.
이종길 기자 leem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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