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나홀로 레이스 득실 뚜렷...민주, 7파전에 安 단일화 등 다단계
[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새누리당 박근혜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10일 대선출마를 선언함에 따라 12월 19일 대선을 향한 대권레이스가 본격 점화됐다. 주요 대선주자 가운데 김문수 경기지사와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원장을 제외하고는 모두 출마, 불출마를 확정했다. 안 원장의 출마여부에 따라 이번 대선은 새누리당과 민주당 대선후보, 새누리당과 야권단일화 대선후보간의 대결로 치러진다. 또한 여당의 여성대선후보와 야권의 남성 대선후보간의 최초의 성(性)대결로서 첫 여성대통령 탄생여부도 관심이다.
새누리당은 이날부터 12일까지 대선경선후보 등록을 한 뒤 8월 19일까지 경선을 치른 뒤 8월 20일에 최종 후보를 선출한다. 하지만 여야를 통틀어 지지율 1위를 달리고 당을 장악한 박 전 위원장은 이미 당 대선후보로 사실상 선출된 것이나 다름없다. 이날부터 12월 18일 밤 12시 공식선거운동이 끝날 때까지 약 5개월간 당의 모든 화력이 박 전 위원장에 집중되고 박 전 위원장은 나홀로 레이스를 펼친다.
민주당은 '안철수변수'를 빼더라도 문재인-손학규-김두관-정세균-김영환-조경태-박준영 등 7파전 속에서 컷오프와 지역별 순회경선투표 등의 일정을 소화한 뒤 9월 23일에야 최종후보를 낸다. 안철수변수까지 포함하면 막판까지 피말리는 혈전을 치러야 한다.
남은 5개월여간 대선판세는 한치앞을 내다볼 수 없다. 박 전 위원장이 비록 30∼40%가 넘는 지지율로 현재 1위를 달리고 있지만 안 원장과의 양자대결에서는 오차범위내에서 접전을 펼치고 있다. 대선일이 가까워지면 질수록 예상치못한 메가톤급 이슈가 터지면서 선거판이 크게 요동칠 가능성이 크다. 여야는 물론 정치전문가들도 이명박-정동영 대진표에서 500여만 표의 표차가 났던 17대 대선과 달리 이번 대선에서는 초박빙전으로 예상하고 있다. 결국 51대 49의 승부라는 것이다.
여당 대선후보로 '추대'된 박 전 위원장은 남은 5개월간 충분한 시간을 두고 준비된 지도자로서의 이미지를 확실히 각인시키며 대세론을 이끌 수 있지만 한편으로는 신선함을 주지 못해 국민들에 피로감을 줄 수도 있다. 완전국민경선제 관철에 실패한 정몽준 전 대표와 이재오 의원이 경선 불참을 선언하면서 흥행에 빨간불이 켜진 상태다.당 일각에선 흥행부진에 따른 국민적 관심 저조와 그로 말미암은 본선 경쟁력 약화 또는 표 확장성의 한계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반면 야권은 이른바 2단계 또는 3단계 단일화로 흥행몰이를 시도할 태세다. '민주당 내부경선→통합진보당 후보와의 단일화→안철수 원장과의 단일화 이벤트'를 통해 박근혜 대세론을 꺾겠다는 복안이다. 야권 대선구도의 핵심은 안 원장과의 단일화 카드다. 안 원장은 각종 여론조사 양자대결에서 박 전 위원장을 오차범위 내에서 추격중이나 대선불출마를 바라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안 원장의 결단이 늦어지면서 피로감이 쌓일 수 있다.
안철수 원장은 이달 중 비공개 형태로 출판기념회를 열 예정이다. 안 원장은 현재 콘텐츠를 채우고 현안에 대한 입장을 정리하며 공부 중으로 알려졌다. 안 원장은 특히 박근혜 전 위원장의 경제민주화에 대한 입장이나 정책, 대안이 부재하다는 것을 심각하게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관계자는 "안 원장이 출마를 선언하게 되면 박근혜식이 아니라 모든 현안에 대해 적극적으로 입장 밝히고 정책과 대안, 비전을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이경호 기자 gung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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