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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위기 때도 버텼는데…이건 죽음의 쓰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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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위기 때도 버텼는데…이건 죽음의 쓰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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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종수 기자, 박소연 기자, 이지은 기자, 조민서 기자, 오주연 기자, 나석윤 기자]◆동네빵집 실종했다…매출, 프랜차이즈의 32% 수준=# 직장인 민채영(가명·35)씨는 학창시절 강남역 '뉴욕제과'에서 빵을 사 먹고 인사동의 찻집 '귀천'에서 생강차를 마셨으며 허기질 때는 학교 앞 '맛나분식'에서 떡볶이로 배를 채웠다. 그러나 지금은 이들 가게가 대부분 자취를 감췄다. 지금 민씨는 '파리크라상'에서 빵을 사고, '스타벅스'에서 커피를 마시며, '아딸'에서 순대를 먹는다. 대형 프랜차이즈 빵집, 유명 커피전문점 브랜드들이 동네 가게를 점령하면서부터다. 심지어 떡볶이도 아딸·국대떡볶이·죠스떡볶이 등으로 체인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동네빵집, 동네다방, 동네슈퍼, 동네 떡볶이들이 점점 사라지고 있다. 대형 프랜차이즈들이 급속도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면서 영세 상인들의 일터 모습도 변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빵집이다. 전국 동네 빵집 수는 2007년 8034개에서 지난해에 5184개로 35% 감소했다. 대기업 프랜차이즈 제과업체들의 골목상권 잠식에 밀린 탓이다. 실제로 같은 기간 대기업 프랜차이즈 빵집은 2007년 3489개에서 지난해 5290개로 52% 증가했다. 매출 면에서도 차이를 보여 동네빵집의 월평균 매출은 1554만원으로 대기업 프랜차이즈의 32% 수준에 불과했다. 이렇다보니 더욱 프랜차이즈 빵집에서 밀려나 고사하고 있는 상황이다.


다방이나 찻집을 대체하고 있는 것은 대형 커피전문점들이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에 따르면 2011년 말 기준 전국의 커피전문점 수는 1만2381개로 1년 전에 비해 무려 54% 증가했다. 이 중 절반가량인 5000여개가 카페베네, 엔제리너스, 스타벅스, 커피빈, 할리스, 탐앤탐스 등 대형 커피전문점이다. 카페베네와 스타벅스만 합쳐도 1200여개에 달한다.

동네 화장품 가게도 사라져가는 것 중 하나다. 종합화장품전문점이 전체 화장품 시장 유통망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8%에 불과한 실정이다. 브랜드숍 및 로드숍 비중은 25~30%다. 대기업에서 운영하는 브랜드숍이 강남, 신촌, 명동 등 주요상권에 최대 5개씩 자리 잡고 있고 중견 화장품 기업까지 브랜드숍 시장에 진출해 기존에 자리 잡고 있던 종합화장품전문점은 설 자리가 없다.


◆강남 유흥가 불 꺼졌다…올 들어 11곳 폐업="장사요? 1998년 외환위기, 2008년 금융위기 때와 엇비슷합니다.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5~6년전 가격으로 팔고 있죠."(강남 A 유흥업소 사장 김모 씨)


불황은 강남 유흥가도 덮쳤다. 경기불황 여파로 고객이 급감하면서 '연중 불야성'이었던 서울 강남구 유흥가 일대에도 불황의 그늘이 짙게 드러워졌다.


장맛비가 내리던 지난 5일 밤 10시 선릉역 인근 먹자골목. 귀가를 서두르는 인파들만 눈에 띌 뿐 삼삼오오 무리지어 유흥업소를 찾는 이들은 찾아보기 어렵다.


B유흥업소의 상무 전모씨는 "요즘 장사는 잘 되냐"는 기자의 질문에 한숨부터 쉰다. 그는 "오랫동안 알고 지낸 단골들 덕에 그나마 버티고 있다"며 "날씨가 무더워진데다 휴가철로 이어지고 있어 손님들이 더 줄까 걱정이다"고 전했다.


역삼동에 위치한 대기업 C사의 영업담당 간부는 1~2년 전만해도 고객 접대를 위해 한달에 몇번씩 유흥업소를 찾았다. 최근에도 유흥업소를 찾은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그는 대뜸 "요즘도 그런 회사들이 있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올들어 회사 차원에서 경기불황 등으로 접대비를 대폭 삭감했다"며 "접대를 위해 유흥업소를 찾는 건 이미 옛날 얘기"라고 말했다.


이같은 분위기를 반영하듯, 강남구에서 명의변경을 신청한 룸싸롱과 단란주점은 올해 상반기에만 180여개다. 폐업도 올들어서만 벌써 11곳이나 했다.


경기불황에 따른 유흥업소의 매출감소는 위스키 시장에 직격탄을 날렸다. 비싼 양주를 잘 찾지 않는데다 주당들의 음주 문화도 '양폭'(양주 폭탄주) 보다는 '소폭'(소주 폭탄주) 쪽으로 급격히 옮겨가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주류산업협회에 따르면 올해 1~4월 위스키 출고량은 711㎘로 전년동기대비 43%나 급감했다. 이에앞서 지난해 1~4월에도 전년동기대비 14% 가량 감소했다. 위스키 시장이 끝없는 추락하고 있음을 반증한다.


반면 소주는 올들어 4월까지 41만8460㎘를 출고해 작년 같은기간에 비해 3% 신장했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불황의 여파로 접대문화가 약화되면서 유흥업소를 찾는 고객들이 줄어든데다 소주와 맥주를 섞어 먹는 '소맥' 문화가 대중화되고 있기 때문"이라며 "서울, 지방 할 것없이 고루 이같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내비시장 증발했다…1조원 매출, 스마트폰이 흡수=스마트폰의 위력에 내비게이션과 MP3플레이어 시장이 고사 상태에 빠졌다. 한때 1조원의 시장 규모를 자랑하던 옛 정보기술(IT) 산업의 총아들이 쓸쓸한 과거의 유물로 전락하고 있다.


내비게이션은 2000년대 후반 1조원 시장 규모를 자랑하며 승승장구했다. 2007년에는 삼성투자신탁이 내비게이션 1위 업체인 팅크웨어에 적극적으로 투자하는 등 자본투자도 활발했다. 하지만 스마트폰 출시 이후 내비게이션 시장은 끝없이 추락하고 있다. 2010년까지 연 160만대의 판매량을 기록했지만 수요는 계속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중국산 저가 내비게이션의 범람과 스마트폰 내비게이션 애플리케이션의 등장으로 국내 전문업체들의 여건은 더 어려워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내비게이션을 아직 출시하고는 있지만 시장에 대한 구색맞추기 수준에 불과하다"며 "스마트폰의 영향으로 내비게이션을 찾는 고객이 줄어들면서 매출 축소는 물론 앞으로의 시장도 매우 불투명한 상태"라고 말했다.


MP3 플레이어 시장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스마트폰 보급이 확대되면서 경쟁력을 점차 잃어가고 있다. 현재 많은 사람들이 스마트폰을 통해 음악을 내려받고 있다. 기존 MP3 플레이어 제품과 비교할 때 사용자 입장에서 보다 신속하고 편리하기 때문이다.


애플과 삼성전자, 아이리버, 코원 등 주요 업체가 꾸준히 MP3 플레이어를 출시하고 있지만 낙관적인 상황은 아니다. 업계에 따르면 MP3 플레이어 시장은 성숙기였던 2007년에서 2009년까지만 해도 시장 규모가 연간 200만대에 달했다. 하지만 2009년말 아이폰이 도입되고 안드로이드 스마트폰도 대거 출시되면서 시장이 크게 축소됐다. 향후 시장 전망도 밝지 않다.


코원 관계자는 "MP3 플레이어 시장은 그동안 계속 축소되어 왔고, 앞으로도 하락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스마트폰과 정면승부보다는 음악의 품질을 중시하는 소비자층을 공략한 틈새 시장을 잡는 업체만이 살아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무가지도 다 죽어간다…광고시장 부진 직격탄 맞아="예전에는 출근길에 나눠주는 무가지를 꼬박꼬박 챙겨와 지하철에서 읽었다. 하지만 지금은 번거로워서 받지 않는다. 뉴스는 스마트폰을 통해 보고 있다."(이민호ㆍ 31ㆍ회사원)


지하철 출퇴근자들에게 인기를 끌던 무가지의 인기가 시들하다. 무가지의 비즈니스 모델은 광고다. 경기침체로 광고시장이 부진한 직격탄을 무가지들이 맞고 있는 것. 게다가 스마트폰 보급으로 독자들마저 무가지를 외면하고 있다.한 때 수십여종에 이르던 무가지는 절반 이상이 문을 닫았다. 무가지가 지하철의 천덕꾸러기로 전락하고 있는 것이다.


5일 오전 7시30분 2호선과 6호선 환승역인 신당역. 여느 때처럼 출근 및 등교하는 사람들로 붐빈다. 그러나 지하철 한 칸에 탄 80~90명의 사람들 중 절반 이상은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를 보고 있다. 간혹 무가지를 보는 사람은 중장년층 일부에 불과하다.


이처럼 승객들이 무가지를 외면하면서 지하철 안에 널린 신문을 수거하느라 애를 먹던 지하철 역무원들은 고생을 덜었다. 3호선 홍제역의 한 역무원은 "몇년 전만해도 4군데 이상 신문 수거함을 둘 정도로 무가지가 인기였다"며 "최근에는 신문이 많이 나오지 않아 2군데로 줄였다"고 설명했다.


무가지 시장은 2002년 메트로를 시작으로 포커스, AM7 등이 가세하면서 전성기를 누렸다. 2004년 한 조사결과에서는 지하철 이용자의 77.3%가 출근 시간 무가지를 읽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무료로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데다 출근길을 심심치 않게 보낼 수 있는 것이 장점으로 꼽혔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을 간편하게 대체할 수 있는 스마트폰의 등장으로 무가지의 명성이 예전같지 않다.


이날 유동인구가 많은 4호선 명동역 일대에서는 포커스, 이데일리, 메트로, AM7, 스포츠한국, 노컷뉴스 등 총 6가지의 무가지가 배포되고 있었다. 한 무가지를 나눠주던 박모(60)씨는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이 가져가서 광고효과를 내는 게 무가지의 장점"이라면서 "여기서 뒤쳐진 대여섯개 매체들이 문을 닫았다"고 전했다.


이같은 추세에 발맞춰 광고시장도 스마트폰으로 빠르게 눈돌리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에 따르면 국내 모바일 광고시장 규모는 2010년 3200억원에서 올해는 45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 국내 스마트폰 이용자 수는 3000만명을 넘긴 상태다.




김종수 기자 kjs333@
박소연 기자 muse@
이지은 기자 leezn@
조민서 기자 summer@
오주연 기자 moon170@
나석윤 기자 seokyun1986@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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