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로구 평창동 주택 신축 관련 시공사와 법정 다툼을 이어온 가수 서태지(본명, 정현철)가 승기를 잡았다.
서울중앙지법 민사51부(강승준 부장판사)는 1일 서태지가 시공사를 상대로 낸 공사방해금지 가처분신청에 대해 서씨가 2000만원을 담보로 공탁하는 조건으로 서태지의 주장을 받아들였다.
재판부는 “계약 위반 여부를 불문하고 도급계약을 해제하고 공사 중지를 구할 수 있다”며 “계약이 적법하게 해제됐고 시공사는 신축공사를 방해하고 있으므로 공사방해금지 및 출입금지를 구할 권리가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받아야 할 공사대금이 남았다며 건물 출입구를 봉쇄하는 등 유치권을 행사해 온 시공사의 주장에 대해 인정할 근거가 없다고 판단했다.
서태지는 평창동에 신축허가를 받아 건물을 짓기로 하고 시공사와 지난해 4월까지 준공하는 것을 목표로 19억 7000만원에 시공사와 2010년 계약했다. 서태지는 공사가 지연되자 지난해 11월 계약 해지 의사를 밝혔다.
시공사는 그러나 설계변경을 요구하는 등 서태지 측 사정으로 공사가 미뤄졌다며 오히려 “밀린 공사대금을 내놓으라”며 건물 출입구를 틀어막은 채 점유에 들어갔다. 이에 서태지는 지난해 말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다만 계약해지에 이를 만큼 시공사의 책임을 단언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시공사는 불법 점유를 풀고 물러나야할 뿐 향후 법정 공방의 결말까지 맺어진 것은 아니다.
정준영 기자 foxfu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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