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청, 해외페이퍼컴퍼니 악용 불법외환거래 기획단속…올 하반기 외국수집정보 이용한 분석
[아시아경제 왕성상 기자] #올 4월 국내 굴지의 선박회사인 A사는 불법외환거래혐의로 관세청에 걸려들었다. 범칙금액은 2000억원이 넘는다. 이 회사는 국내 법인자금으로 사들인 배의 운항수입, 선박매각대금 등 약 570억원을 싱가포르에 세운 페이퍼컴퍼니 비밀계좌에 숨겼다. 그리고 이 돈 중 400억원을 자금세탁해서 국내로 들여왔다. 이 과정에서 페이퍼컴퍼니가 활용됐다.
#명품의류수입상인 B사는 홍콩에 페이퍼컴퍼니를 세우고 그 회사이름으로 우리나라 면세점에 명품을 판 이익금을 홍콩비밀계좌에 숨긴 뒤 외국인투자인양 국내로 들여왔다. 이를 통해 재산도피(126억원) 등 403억원을 빼돌리다 올 3월 붙잡혔다.
이처럼 외국에 있는 페이퍼컴퍼니를 이용한 재산도피·자금세탁 등 불법외환거래가 크게 늘자 관세청이 칼을 빼들었다.
관세청은 26일 집중적인 자료수집과 분석으로 페이퍼컴퍼니를 악용한 불법외환거래 기획단속을 펼친다고 밝혔다.
관세청은 지난 연말부터 기업들의 외국투자정보와 통관자료 등을 꼼꼼히 분석해 해외투자를 가장한 불법외환거래, 재산도피 등 혐의가 있는 업체들을 골라 정밀조사에 들어갔다.
이어 다음 달부터는 외환범죄우범성이 가장 높은 홍콩지역의 불법외환거래 가능성이 있는 업체에 대한 정보 분석과 조사를 벌인다.
2단계 조사는 민간기업 정보전문회사의 해외기업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해 우리나라와 거래가 있는 외국소재기업들의 설립·운영정보를 파악, 범죄 가능성이 있는 해외업체와 국내업체와의 거래를 거꾸로 추적하는 식으로 이뤄진다.
게다가 올 하반기엔 3단계 조치로 외국수집정보를 이용한 재산도피 기획 분석으로 올 내내 단속의 고삐를 단단히 조일 계획이다.
관세청은 불법자본유출 증가는 성장잠재력 손실로 이어질 수 있고 빠져나간 자본이 비자금 만들기 등에 쓰이면 기업 간 공정경쟁을 해친다는 면에서 자본유출에 대한 세밀한 모니터링과 강력한 단속을 펼친다.
반면 선량한 수출·입 기업에겐 다양하고 실질적인 지원책을 마련, 수출·입 지원을 해나간다.
관세청 관계자는 “외환거래 자유화와 통관절차 간소화에 편승한 기업의 악의적인 외환범죄는 시간이 걸리더라도 끝까지 조사, 공정사회 만들기에 최선을 다 할 것”이라고 말했다.
☞페이퍼컴퍼니는?
주로 자본이동이 자유롭고 기업을 만들기 쉬우며 낮은 세금 등 이점이 있다. 이에 따라 조세피난처 나라들에 많이 세워진다. 이런 페이퍼컴퍼니들은 정상거래를 가장한 불법외환거래?비자금 조성?주가조작 등의 매개체로 자주 활용되지만 식별에 어려움이 따라 조사에 한계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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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성상 기자 wss4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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