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 경기침체기 '단지내 상가' 운영해 집값도 지켜
[아시아경제 황준호 기자] 부산 2호선 전포역에서 내리면 눈에 띄는 마천루가 하나 서 있다. 58층 높이 서면 센트럴스타는 해운대 주상복합들에 비해서는 20여층이 작다. 하지만 부산 중심가에서 둘째 라면 조금 서러운 주상복합아파트다. 서울 강남에서도 찾아보기 힘들다는 각종 생활편의시설을 갖춘 이 주상복합에는 한 가지 비밀이 숨었다.
서면 센트럴스타의 외관은 사실 고개가 아프게 머리를 뒤로 넘겨도 보기 힘든 주상복합 건물동과 단지를 둘러싼 나무 뿐이다. 하지만 잘 살피면 단지 들어가는 입구 사이로 각종 프랜차이즈가 들어찬 것을 알 수 있다. 이어 간이 간판들 사이로 내리 뻗은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내려가면 유명 테이크 아웃 커피 전문점과 각종 외식 상점들, 유명 브랜드 옷가게 등이 즐비한 것을 알 수 있다.
특히 이곳은 주말만 되면 유명 남자 배우인 정준호씨가 운영한다는 웨딩홀과 부페에 사람이 몰린다. 부산에서도 이곳은 알만한 사람은 다 안다는 명소 중 하나다.
인근 'ㄱ'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일단 정준호씨가 웨딩홀과 부페를 운영한다는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고 가끔씩 내려와서 매장을 살핀다고도 한다"며 "워낙 부산에서 부페가 유명해지고 해서, 집도 샀다는 소문도 있으나 본 적은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준호씨는 이곳에 등장한다는 것은 알려진 사실이다. 이곳의 비밀은 꽉 들어찬 상가에서 찾을 수 있다. 정씨의 웨딩홀 및 부페 외에도 이곳에는 약 1650㎡(약 500평) 규모의 아웃도어 전문점이 자리잡고 있다. 이 매장은 판매부스 외에도 암벽등반 코스까지 갖추고 있다. 이어 부산지역내 어린이집은 한 번씩은 꼭 찾아온다는 '어린이 체험놀이시설 테마랜드' 등도 자리잡고 있다. 발길이 잘 닿지 않는 몇 곳을 제외하고는 모든 상가에 상점이 들어차 있다.
포스코건설 관계자는 "2010년 포스코가 대우인터내셔널을 인수하면서 대우인터의 계열사인 대우백화점까지 같이 인수됐다"며 "포스코건설은 센트럴스타 단지내 상가의 운영권을 대우인터(대우백화점)에 넘겼다"고 말했다.
이곳은 일종의 백화점인 셈이다. 통상 건설사들은 단지내 상가를 분양해 수익을 극대화 한다. 하지만 경기침체는 단지내 상가도 분양이 어렵다. 이에 대우백화점은 시간을 들여 상가의 가치를 높이는 전략을 구사했다. 분양대금 혹은 임대료를 챙기지 않고 각 상점들의 매출에서 일정 부분을 수수료로 챙기는 전략이다. 특히 마산 지역내 백화점을 운영하면서 '지방백화점에 대한 운영 노화우'를 쌓은 대우백화점이 상가의 가치를 높이면 향후 매각시에도 더욱 유리한 위치를 점할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이 깔려 있다.
이 관계자는 "사실 당장의 분양대금을 챙기는 것보다는 수익성은 떨어질 수 있으나 장기적인 안목에서는 이득이 될 수 있다"며 "백화점에서 브랜드 경영을 하고 있으며 분양대금, 임대료 등 목돈을 들이지 않고도 자기 사업을 할 수 있어 문의가 많다"고 설명했다.
이는 입주민에게도 이득이다. 미분양에 따른 집값 하락을 예상하지 않아도 되고 각종 상가를 이용하면서 생활의 편의까지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인근 'ㅁ'부동산 대표는 "일단 상가가 대부분 들어와 있고 이중 나름 부산에서 알려진 명소도 있어, 아파트 값은 떨어지지 않고 유지되고 있다"며 "인근에 문현금융단지가 들어설 예정이어서 수요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황준호 기자 rephw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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