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할아버지가 지킨 나라에서 공부해 꿈만 같아요”

시계아이콘01분 17초 소요
언어변환 숏뉴스
숏 뉴스 AI 요약 기술은 핵심만 전달합니다. 전체 내용의 이해를 위해 기사 본문을 확인해주세요.

불러오는 중...

닫기

할아버지는 한국전쟁에서 바르뷸라, 달레작전에 참가, 손녀딸 캐서린은 한남대서 한국어 공부

“할아버지가 지킨 나라에서 공부해 꿈만 같아요” 한남대 사범대 앞 잔디밭에서 포즈를 취한 루비아노그루트 씨 가족. 왼쪽부터 언니 제니퍼, 아버지 마리오, 캐서린.
AD


[아시아경제 이영철 기자] “할아버지가 너무나 오고 싶어했던 한국에서 공부를 해 꿈만 같아요. 하루 빨리 통일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콜롬비아에서 온 스무살 금발머리 유학생 캐서린 루비아노그루트의 꿈이다.


캐서린은 지난 3월 초 교환학생 신분으로 한국에 와 대전 한남대 한국어학당을 다니고 있다.

캐서린은 콜롬비아 수도 보고타에서 태어나 한국에 올 때까지 외국여행 한 번 안 했다.


남미 명문대 하베리아나대학교 외교학과(International Relations) 1학년인 캐서린이 한국유학을 결심한 배경엔 그의 할아버지가 자리하고 있다.


그의 가문과 우리나라의 인연은 6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6·25전쟁이 한창이던 1952년 5월 캐서린의 할아버지 에드먼드 루비아노그루트(당시 34살) 육군 대위는 본국에서 두 번째 파견대에 편성, 유엔참전군으로 한국 땅을 밟았다.


같은 해 9월 소령으로 진급한 그는 작전명 ▲‘바르뷸라(barbula, 턱수염)’ ▲‘달레(Dale, 멋대로 해라)’ ▲‘불모고지(不毛高地, Old Baldy)’ 전투 등의 작전에 참여해 치열한 전장을 누볐다.


에드먼드 씨는 이듬해인 1953년 콜롬비아로 무사히 돌아가 계속해 군인으로 복무했으며 1969년 육군 소장으로 예편했다.


가족들에 따르면 그는 생전에 한국 땅을 한번 밟고 싶어했으나 1987년 69살의 나이로 생을 마감할 때까지 우리나라를 다시 찾지 못했다.


캐서린은 “아버지께 할아버지는 타고난 군인이셨다고 들었다. 할아버지는 아버지를 비롯해 삼촌들까지 모두 군인이 되신 걸 평생 자랑스럽게 생각했다”고 말했다.


캐서린의 아버지인 마리오 씨는 해군 대위로, 두 명의 삼촌은 각각 공군 소장과 공군 대령으로 예편했다.

“할아버지가 지킨 나라에서 공부해 꿈만 같아요” 캐서린의 할아버지 애드먼드루비아노그루트의 6.25전쟁 참전 때 모습.


6월25일 한국전쟁일에 맞춰 캐서린의 아버지 마리오씨와 언니가 우리나라를 찾았다. 마리오씨는 한국에 있는 동안 아버지 에드먼드가 전쟁을 치른 곳을 가볼 계획을 세웠다.


할아버지와 한국의 인연은 캐서린에게 고스란히 이어졌다. 한남대가 만든 ‘한남 유엔(UN)장학금’ 덕이다.


한남대는 6·25전쟁 때 군사지원국과 의료지원국으로 참전한 21개국의 주한대사들이 추천하는 학생을 해마다 2명씩 뽑아 유학시키고 있다.


뽑힌 학생은 한국어학당에서 1년간 한국어 수업을 받고 한국어능력시험(TOPIK)을 통과한 뒤 학부생으로 입학할 수 있다. 이런 과정을 모두 거친 학생에게는 4년간 장학금이 주어진다. 캐서린은 학부(정치외교학과) 편입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 2009년 한남대는 교내 사범대학 남쪽 잔디밭에 6·25전쟁에 참전한 21개 나라의 국기게양대를 세우고 ‘유엔기념공원’을 만들었다. 유엔의 헌신적 도움을 기념하고 재학생들이 감사한 마음을 잊지 않도록 하자는 뜻에서다.


한남대는 기념공원을 만든 뒤 참전국 학생들을 돕기 위한 장학금도 만들었다. 지난해 인도에서 온 아코마린(24·기계공학과 2학년), 태국서 온 차나칸막폰(21·국어국문과 1년)이 첫 UN장학생이다.


한남대 한국어학당엔 캐서린과 함께 오롱간 가드(필리핀) 등 4명이 ‘한남 유엔장학금’ 혜택을 받아 공부하고 있다.


김형태 한남대 총장은 “유엔참전국의 후손들이 한남대에서 공부를 하도록 돕는 일은 국제사회에 대한민국 국민들의 신뢰와 감사를 전하는 뜻이 있다”고 말했다.




이영철 기자 panpanyz@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5.12.0209:29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병원 다니는 아빠 때문에 아이들이 맛있는 걸 못 먹어서…." 지난달 14일 한 사기 피해자 커뮤니티에 올라 온 글이다. 글 게시자는 4000만원 넘는 돈을 부업 사기로 잃었다고 하소연했다. 숨어 있던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나타나 함께 울분을 토했다. "집을 부동산에 내놨어요." "삶의 여유를 위해 시도한 건데." 지난달부터 만난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비슷한 상황에 놓여있었다. 아이 학원비에 보태고자, 부족한 월급을 메우고자

  • 25.12.0206:30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를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 보려고 한다. 전문가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확산하는 부업 사기를 두고 플랫폼들이 사회적 책임을 갖고 게시물에 사기 위험을 경고하는 문구를 추가

  • 25.12.0112:44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법 허점 악용한 범죄 점점 늘어"팀 미션 사기 등 부업 사기는 투자·일반 사기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구제 대상에서 제외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부업 사기도 명확히 전기통신금융사기(보이스피싱)의 한 유형이고 피해자는 구제 대상에 포함되도록 제도가 개선돼야 합니다."(올해 11월6일 오OO씨의 국민동의 청원 내용) 보이스피싱 방지 및 피해 복구를 위해 마련된 법이 정작 부업 사기 등 온라인 사기에는 속수무책인 상황이 반복되

  • 25.12.0112:44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나날이 진화하는 범죄, 미진한 경찰 수사에 피해자들 선택권 사라져 조모씨(33·여)는 지난 5월6일 여행사 부업 사기로 2100만원을 잃었다. 사기를 신

  • 25.12.0111:55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기자가 직접 문의해보니"안녕하세요, 부업에 관심 있나요?" 지난달 28일 본지 기자의 카카오톡으로 한 연락이 왔다.기자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

  • 25.12.0513:09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출연 :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12월 4일) "계엄 1년, 거대 두 정당 적대적 공생하고 있어""장동혁 변화 임계점은 1월 중순. 출마자들 가만있지 않을 것""당원 게시판 논란 조사, 장동혁 대표가 철회해야""100% 국민경선으로 지방선거 후보 뽑자" 소종섭 : 김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용태 :

  • 25.12.0415:35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2월 3일) 소종섭 : 국민의힘에서 계엄 1년 맞이해서 메시지들이 나왔는데 국민이 보기에는 좀 헷갈릴 것 같아요. 장동혁 대표는 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것이었다고 계엄을 옹호하는 듯한 메시지를 냈습니다. 반면 송원석 원내대표는 진심으로

  • 25.11.2709:34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1월 24일)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에 출연한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은 "장동혁 대표의 메시지는 호소력에 한계가 분명해 변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또한 "이대로라면 연말 연초에 내부에서 장 대표에 대한 문제제기가 불거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동훈 전

  • 25.11.1809:52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지난 7월 내란특검팀에 의해 재구속된 윤석열 전 대통령은 한동안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다. 특검의 구인 시도에도 강하게 버티며 16차례 정도 출석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윤 전 대통령의 태도가 변한 것은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이 증인으로 나온 지난달 30일 이후이다. 윤 전 대통령은 법정에 나와 직접

  • 25.11.0614:16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1월 5일) 소종섭 : 이 얘기부터 좀 해볼까요? 윤석열 전 대통령 얘기, 최근 계속해서 보도가 좀 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국군의 날 행사 마치고 나서 장군들과 관저에서 폭탄주를 돌렸다, 그 과정에서 또 여러 가지 얘기를 했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강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