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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학자금 대출, 창구 가보니 '그림의 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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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도 도입 5개월에 전체 10억도 안 빌려가

- 생보·은행聯 수백억 조성..대출 실적은 지지부진
- 조건 까다롭고 대상 적어 실제 수요자들 도움 못 돼


[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금융권이 저소득층 대학생들을 겨냥해 내놓고 있는 학자금 대출 상품이 '빛 좋은 개살구'다. 정작 돈이 필요한 대학생들은 까다로운 조건을 충족하기 어렵고, 조건이 되는 대학생들은 학자금 대출을 받을 필요가 없다. 이를 반영해 실제 학자금 대출을 이용하는 대학생들은 극소수에 불과하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 초 생명보험협회 사회공헌위원회가 200억원을 조성해 내놓은 대학생 학자금대출은 제도가 시행된 5개월 동안 실적이 130건에 불과하다. 총 대출금액은 10억원도 채 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상품은 1인당 대출 한도가 1000만원(전환대출 500만원+학자금 신규대출)이어서, 2000여명만 대출받더라도 재원이 다 소진된다.


생보협회 사회공헌위원회가 추가로 학자금 대출 조건을 완화했지만 별 효과가 없다. 현재 월 소득 239만원 이하(4인가구 기준)였던 대출 기준은 월 소득 430만원 수준까지 높아진 상태며, 학점기준 또한 B학점 이상에서 C학점 이상으로 완화됐지만 대출 실적은 지지부진하다.

은행연합회도 최근 500억원을 조성, 18일부터 학자금 전환대출을 시작했다. 그러나 이 역시 여러 가지 까다로운 조건이 있어야만 이용할 수 있어 실제 돈이 필요한 대학생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은행연합회의 학자금 전환대출 조건은 전환대출 시행일 이전에 학자금 용도로 연 20% 이상의 고금리 대출을 받고 있어야 한다. 또 신청일 현재 연체가 없는 대학(원)생이나 20~29세의 청년층으로 국한돼 있다. 미성년자는 제외되고 군인이나 대학 휴학자는 포함된다.


대학생이 아닌 청년은 연소득이 2000만원 이하인 사업자나 근로자, 기초생활 수급자가 대상이다. 최근 1년 이내 신용관리 대상자에 등재된 적이 있거나 최근 6개월간 대출 연체일이 90일을 초과하면 전환대출을 이용할 수 없다. 대출 기간은 최장 7년 이내이고 원금 균등분할 방식으로 상환하면 된다. 대출 금액은 1인당 1000만원 이내이며 대학생 1500억원, 청년 1000억원 등 총 2500억원 한도다.


금융권은 딜레마 상황이다. 시중은행의 학자금 전환대출 조건이 까다롭다는 것은 인정하지만 그렇다고 자격 조건을 무제한적으로 완화할 수도 없기 때문이다. A은행 신용대출 상품개발부 관계자는 "은행이 금융소비자들의 모럴 해저드를 조장할 수는 없지 않느냐"며 "그렇다고 조건을 그대로 두자니 학자금 전환대출 실적이 부진할 것 같아 고민"이라고 전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정부의 금융권 사회공헌 압박에 급히 재원을 마련하고 진행하다 보니 이 같은 상황이 발생했다"며 "이왕 좋은 취지에서 재원을 마련한 만큼 돈이 필요한 학생들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조건을 완화하고, 은행 창구 등을 통한 적극적인 홍보도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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