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종일 기자]민주통합당 문재인 상임고문은 17일 "상생과 평화의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겠다"며 대통령 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문 상임고문은 이날 서울 서대문 독립공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평과 정의에 바탕을 두고 성장과 과실을 함께 나누며 복지가 강한 나라, 일자리를 최우선에 두는 나라, 아이와 여성·노인이 행복한 나라, 안전하고 평화로운 나라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문 고문은 "지금 우리는 '거대한 전환'의 시기를 맞고 있다"며 "지금까지 우리 사회를 지배해왔던 '경쟁', '승자독식', '강자지배'의 원리로는 빈부격차와 중산층과 중소기업·자영업자들의 고통, 지역경제의 낙후, 경제성장의 잠재력 약화라는 악순환에서 빠져나올 길이 없다"고 밝혔다.
그는 "유럽과 미국 등 세계 곳곳에서 경제 위기가 고조되고 있어 과도한 대외의존형 경제와 취약한 사회안전망을 지닌 우리에게 더 큰 위기가 되고 있다"면서 "개발독재 모델의 유산과 시장만능주의로 대표되는 시장독재모델을 극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그는 "개방·공유·협동·공생의 새로운 원리를 채택해 인간이 인간답게 살 수 있는 민주적이고 공정한 시장경제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문 고문은 이날 큰 틀의 대선 공약도 발표했다. 그는 "선성장-후분배, 낙수효과와 같은 낡은 생각이 사회적 양극화와 성장 잠재력 저하라는 아픈 결과를 낳았다"면서 "이를 극복하기 위해 성장과 분배, 환경과 평화가 역동적 선순환을 이루는 4대 성장전략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4대 성장전략으로 ▲분배와 재분배를 강화해 중산층과 서민들의 유효수요와 구매력을 확대해 소비와 투자를 촉진하는 '포용적 성장' ▲인적 자본에 대한 투자를 강화해 사람 중심의 경제성장을 실현, 문화혁신을 통해 모든 국민의 창조성을 높혀 이를 통해 기술혁신과 신산업 형성의 역동적 파동을 일으키는 '창조적 성장' ▲석유시대의 종말을 대비해 신재생 에너지의 비중을 대폭 확대하고 녹색 에너지기술, 건축, 전기자동차 제조 등 여러 영역에서 신산업을 육성하는 '생태적 성장' ▲인터넷과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국경과 경쟁을 넘어 집단협업, 개방형 혁신, 협동생태계를 활용하는 '협력적 성장' 등을 4대 성장전략으로 제시했다.
문 고문은 또 ▲강한 복지국가 ▲일자리 정부 ▲아이와 여성·노인 등 약자가 웃는 나라 ▲강한 대한민국, 평화로운 한반도 등을 대선 공약으로 내놓았다.
문 고문은 "이 자리는 애국·민주·헌신이라는 가치가 살아 숨 쉬는 역사의 현장"이라면서 "역사가 보는 앞에서 대통령 선언을 함으로써 역사를 가슴에 새기고 미래를 향해 뚜벅뚜벅 걸어가겠다는 의지를 밝힌다"고 대선출마의 각오를 밝혔다.
그는 '저것은 넘을 수 없는 벽이라고 고개를 떨구고 있을 때 / 담쟁이 잎 하나는 담쟁이 잎 수천 개를 이끌고 / 결국 그 벽을 넘는다'는 도종환 시인의 담쟁이라는 시의 일부를 낭송한 뒤 "특권과 차별, 분단과 분열, 패배주의의 벽을 넘자"고 역설했다.
한편 문 고문은 앞서 서대문형무소 역사관을 30분간 둘러보고 공원 내 위치한 순국선열 추념 탑을 참배했다. 대선출마를 공식 선언한 후 문 고문은 오후 5시 모교인 경희대에서 열리는 '스피치 콘서트 바람 - 내가 꿈꾸는 나라, 우리가 바라는 대통령' 행사에 참석할 예정이다.
문 고문은 출마선언 하루 전인 16일 자신의 지역구인 부산 사상구 주민에게 편지를 보내 "지난 4월 선거 때 '사상이 시작'이라고 말씀드렸고 당선된 다음 날 아침엔 '큰 정치로 보답하겠다'고 말씀드렸다"며 "이제 말씀드린 그 시간이 된 것 같다. 반드시 대통령이 돼 돌아오겠다"고 양해를 구했다.
김종일 기자 livew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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