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인경 기자] 중국에서 출산을 앞둔 임신 7개월째 산모가 강제로 낙태를 당한 사건과 관련해 해당 공무원들이 정직 처분을 받게 됐다.
15일 중국 현지 언론에 따르면 산시(陝西)성 정부는 14일 홈페이지를 통해 "임신 7개월된 여성에 대한 강제 낙태 수술이 진행된 것을 확인됐다"며 "지휘 선상의 책임자 3명을 정직 처분하고 정식 조사를 거쳐 관련자를 엄중히 처벌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사건은 지난 11일 중국의 한 네티즌이 인터넷매체 화상넷 커뮤니티에 "산시성 안캉(安康)시 전핑(鎭坪)현 정자(曾家)현의 임신부 펑젠메이(馮建梅·23)씨가 인구계획생육위원회 공무원들에게 끌려가 강제 낙태를 당했다"라는 내용의 글을 올리면서부터 시작됐다.
온바오닷컴 보도에 따르면 화상넷은 자체 조사를 통해 네티즌이 폭로한 내용이 사실임을 확인했고, 산시성 정부 역시 "지난 2일 법규에 따라 산아제한 정책을 어긴 임산부에게 낙태수술을 받게 했다"며 사실을 인정했다.
당시 성 당국은 "5살된 딸이 있는 펑씨가 지난 3월 둘째 아이를 임신한지 3개월째임을 확인하고 펑씨에게 둘째 아이를 출산할 수 있는 조건에 부합하는지 증빙서류를 제출하라고 요구했으나 펑씨 부부가 여타의 이유를 들어 증빙서류를 제출하지 않았다"며 "자체 조사를 통해 둘째아이를 출산할 자격이 없음을 확인하고 법규에 따라 펑씨에게 중절 수술을 받게 했다"고 설명한 바 있다.
하지만 펑씨는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를 통해 "공무원들이 자신의 머리에 옷을 뒤집어 씌워 차량에 납치한 뒤 강제로 병원으로 끌고 가 억지로 수술동의서에 지장을 찍게 하면서 낙태를 강요했다"고 폭로했다.
이같은 사연이 온라인을 통해 확산되면서 네티즌 사이에는 "아무리 정부 정책을 어겼다고 해도 너무했다", "임신 7개월이면 이미 사람의 형태를 갖췄다고 할 수 있는데 잔인하다", "정부는 살인범이다" 등 격렬한 비난이 잇따랐다.
산시성 정부는 "2001년 중국 정부가 공포한 '인구계획생육(가족계획)법'에 따라 만삭 임신부에 대한 강제 낙태 수술을 금지해 왔다. 이번 사건은 하급 공무원들이 국가와 성의 가족계획 정책을 어기고 잘못한 일이다"고 해명하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중국 산아제한 정책의 실상이 적나라하게 드러난 한 예"라는 비난도 일고 있다.
조인경 기자 ikj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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