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정몽구 회장의 주문이 통했나.'
현대ㆍ기아자동차의 가솔린 하이브리드 판매대수가 지난달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기아차 K5 하이브리드의 월간 판매대수가 1000대를 넘어선 덕분에 쏘나타 하이브리드를 포함한 지난달 판매대수는 2152대로 집계됐다. 지난해 5월 가솔린 하이브리드를 판매한 이후 월간 실적으로는 세번째로 많다.
13일 현대ㆍ기아차에 따르면 기아차 K5 하이브리드의 지난달 국내 판매대수는 1028대로 월간 최초로 1000대를 넘어섰다.
기아차 관계자는 "법인 등의 대량 구매가 아닌 개인고객 위주로 판매가 됐다는 점이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K5 하이브리드 판매가 지난달 크게 늘어난 데는 판촉 강화가 한 몫 했다. 하이브리드 전용부품 보증기간을 기존 6년 12만km에서 10년 20만km로 대폭 늘린데 이어 중고차 가격 역시 최고금액을 5년 후 47%까지 보장하기로 했다. 구입 후 30일 내 불만족할 경우 다른 차종으로 교환이 가능하도록 했다. 무엇보다 영업사원 인센티브를 기존 30만원에서 지난달부터 50만원으로 대폭 상향조정했다. K5 하이브리드 할인규모도 170만원으로 높였다.
판매 확대를 위한 다양한 인센티브 정책에는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의 의중이 담겨 있다는 해석이다. 정 회장은 매달 판매상황을 확인할 정도로 하이브리드차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보이고 있다. 하이브리드차가 친환경차량인데다 현대ㆍ기아차의 기술수준을 과시할 수 있는 지표가 된다는 이유에서다.
정 회장은 최근 들어 현대차와 기아차 최고위 임원들에게 가솔린 하이브리드 판매 강화를 주문하고 있다. 지난 4월 사장단 회의에서는 "하이브리드 판매가 부진하다"고 언급했으며 이달 초 경영전략회의에서는 하이브리드 판매대수를 늘릴 것을 빼놓지 않고 지시하기도 했다.
K5 하이브리드는 지난해 5월 처음 출시된 직후 232대 판매를 기록했으며 다음달인 6월 872대로 치솟았다. 하지만 이후 점차 낮아져 500~700대 사이를 오갔다. 올 들어서도 큰 변화는 없었지만 4월 800대, 5월 1000대 돌파로 급상승했다.
기아차 관계자는 "월간 1000대 이상 판매대수를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현대차 쏘나타 하이브리드는 지난달 1124대의 판매고를 올리면서 올 들어 최대 판매대수를 기록했다. 쏘나타 하이브리드는 지난해 6월 출시 직후 3개월 간 매월 1000대 이상의 판매대수를 기록했지만 하반기 접어들면서 다소 주춤거리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최일권 기자 ig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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