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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배우듯 익힌 삶의 지혜 디지털 원시인의 사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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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배우듯 익힌 삶의 지혜 디지털 원시인의 사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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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나다라ABC>
권오용 지음, 조선매거진 펴냄


만정(卍鼎). 권오용 SK그룹 고문의 호이다. 큰 뜻을 담아 펴내라는 뜻이다. 이번에 낸 책도 그러하다. 그를 나타내는 호처럼 큰 뜻이 마치 굵은 획으로 쓰인 글자처럼 명확하게 드러난다. <가나다라ABC>는 저자가 30여 년간 경영현장에서 쌓아온 경험과 노하우를 담아낸 경영에세이다. 한글을 익히려면 ‘가나다라’를 먼저 배우고 영어를 익히려면 ‘ABC’를 쓰며 익히듯 저자가 그렇게 배우고 익혀온 세상살이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풍성하게 담았다.

저자는 이를 서문에 ‘디지털 원시인의 사색’이라는 제목으로 표현했다. “샐러리맨으로 30년을 살아왔다. 입사할 때 영문타자기를 두드리고 텔렉스를 보내던 그 방식 그대로 지냈다. 디지털 시대로 보면 원주민이었다. 그런데 요사이 온갖 디지털 기기가 등장해도 익숙해지지 못했다. 인터넷으로 온갖 것을 다 찾아내는 시대에도 신문 스크랩을 뒤져야 했다. 디지털 원시인이 됐다.”


책 속엔 대한민국이 가진 저력과 잠재적 자원과 같은 국가에 대한 생각부터 어린시절 부모님과 얽힌 추억, 퇴직과 퇴직후의 삶 등 개인적인 이야기 등이 두루 담겼다.
그는 맨 처음 인간, 사람이야기로 화두를 열었다. 대한민국이 지금과 같이 발전할 수 있었던 데는 우수한 인적 자원 때문이었다는 논지를 폈다. 특히 한국사람의 저력은 서비스분야에서 확실한 경쟁력을 갖는다. 의료, 관광, 금융, 교육, 컨설팅, 회계 등 서비스 산업 분야에서 규제와 장벽을 허물고 세계와 경쟁할 것이라면 그 자체만으로 50년 동안 성과를 뛰어 넘는 도약의 계기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식견과 안목이 잘 드러나는 대목이다.

저자는 또한 우리나라 기업이 해외 기업을 벤치마킹하는 것을 종교인들의 ‘성지순례’에 빗대서 이야기한다.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창업주, 고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 주 등 초창기 우리의 기업 경영자들이 해외 일류기업들을 벤치마킹했던 사례를 통해 우리가 반세기 동안 이룩한 경제 성장은 단순한 모방이나 맹목적 암기가 아니라 새로운 기술과 아이디어로 상품을 개발하고 시장을 개척한 선구자적 발상이라는 참신한 시각을 제시했다.


1988년 서울올림픽과 외환위기 이후인 2002년 한일월드컵 개최를 반대했던 자신의 주장이 틀렸음을 솔직하게 고백하기도 했다. 전설속의 용이 물고 있는 여의주를 사람에게 적용해 ‘인간의 여의주는 노력이며 희망’이라고 해석한 부분도 눈에 띄는 구절이다.


그밖에도 책 곳곳에서 지난 32년간 전국경제인연합회, 금호그룹, KTB네트워크, SK그룹 등 굴지의 기관과 그룹에서 홍보맨으로서 살아오며 쌓아온 관록과 혜안이 고스란히 녹아있는 삶의 지혜를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어 책 읽는 재미가 쏠쏠하다.


글 배우듯 익힌 삶의 지혜 디지털 원시인의 사색

저자는 “글을 쓰면서 배운 것이 많다”고 말한다. 그가 글을 쓰고 배우는 한 그의 특별한 세상읽기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글을 익히려면 ‘가나다라’를 먼저 배우고 영어를 익히려면 ‘ABC’를 쓰며 익히듯 글을 쓰며 세상을 배웠다.” -저자 권오용-


이코노믹 리뷰 김은경 기자 kekisa@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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