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18대 전반기 2년간 국회의장을 맡은 김형오 전 국회의장이 오는 2일 귀국한다. 19대 총선 불출마 이후 저술활동과 향후 거취구상을 위해 지난 4월 16일 터키 이스탄불로 떠난 지 47일 만이다.
김 전 의장은 터키 국립 보아지치대학에서 방문교수로 초빙을 받아 이 대학 도서관 및 연구실 등에 머물며 저술준비를 했다. 김 전 의장은 현재 1453년 오스만 제국에 의해 비잔틴 제국이 무너진 기념비적인 전쟁을 책을 준비중이다. 그간 다섯 차례에 걸쳐 이스탄불을 방문하며 다양한 학자와 전문가들을 만나고 격전이 치러졌던 성곽 등 유적지들을 답사했다. 한국어는 물론 영문과 터키어, 오스만어로 된 책자들을 섭렵했다는 후문이다.
김 전 의장측은 "오스만 제국의 술탄 메메드 2세의 리더십과 비잔틴 제국의 황제 콘스탄티노스 11세의 리더십에 초점을 맞추어 약간의 상상력을 동원하되 최대한 팩트에 가깝게 기술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김 전 의장은 '화해와 공존'의 상징 의미로서 이스탄불(Istanbul)과 콘스탄티노플(Constantinople)을 합성해 '이스탄티노플(Istantinople)'이란 신조어를 만들어내기도 했다.
정치권에서는 김 전 의장의 행보에 관심을 두고 있다. 새누리당이 조만간 대선경선체제에 들어가면 박근혜 전 비대위원장을 비롯해 정몽준-이재오-김문수-임태희 등 비박(비박근혜)진영 대선주자들간의 경선경쟁이 본격화되기 때문이다.
김 전 의장은 4월 이스탄불로 떠나기에 앞서 기자들에 이메일를 보내 "국회가 대선 전초전으로 치닫는다면 대선 후 또 그 후유증으로 심한 몸살을 앓게 된다" 면서 "국회가 여야간 싸움으로 열 일이 없게 되면 또다시 당선된 대통령에 의해 압도되는 국회가 될 수밖에 없다"며 여야에 대화와 타협의 정치를 주문했다.
김 전 의장은 "19대 국회의 절묘한 균형은 국민이 만들어준 결과다. 여의 일방독주와 야의 저지투쟁에 대한 확실한 거부권의 행사다"라면서 "국민의 뜻을 저버리고 또 다시 파행으로 얼룩진다면 우리 국회가 설 자리는 영원히 사라지고 말 것이다. 연말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정신 못 차린다면 국민은 심판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경호 기자 gung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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