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송화정 기자]그리스 우려로 코스피 1800선이 무너진 가운데 주요 그룹들도 급락세를 면치 못했다. 특히 증시와 그룹내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삼성전자의 급락이 전체 지수와 해당 그룹의 시가총액 감소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지난주 코스피는 7% 하락하며 시가총액이 77조원 증발했다. 같은 기간 4대 그룹 시가총액도 모두 감소했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그룹의 시총은 지난주 27조원 넘게 날아갔다. 코스피 시총감소분의 35%에 달한다. 같은 기간 현대자동차그룹은 10조, LG와 SK는 각각 3조원 넘게 줄었다. 4대그룹 시총감소분이 코스피 시총감소분의 55%를 차지하는
셈이다. 4대 그룹이 코스피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3.03%에서 52.69%로 내려왔다.
삼성그룹은 지난주 급락세가 시작된 15일 이후 연일 약세를 나타냈다. 반면 증시가 잠시 안정됐던 지난 17일의 경우 삼성을 제외한 다른 그룹들은 모두 시총이 증가세 보였다. 삼성이 다른 그룹보다 더 떨어진 이유는 삼성전자에 있다. 지난주 삼성전자는 10.5% 하락했고 시총은 8조원이 증발했다. 삼성전자가 삼성그룹주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61%, 코스피에서의 비중은 16%에 달한다. 그동안 가파르게 오르며 독주하던 삼성전자가 급락장에서는 외국인의 매물폭탄으로 가장 두드러진 약세를 나타내며 전반적으로 증시를 끌어내린 셈이다.
따라서 향후 증시의 방향에 대해 가장 관심이 쏠리는 부분도 삼성전자의 움직임일 수밖에 없다. 21일 삼성전자는 지난주의 하락세를 만회라도 하듯 전일 대비 2.4% 오른 119만4000원으로 장을 시작했다.
이세철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주가하락은 펀더멘탈과 관계없는 것으로 저가 매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외국인 매도세가 완화될 것이란 전망도 지난주 외국인 매물에 하락한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긍정적이다. 이승우 대우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의 매도 공세가 진정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이달 외국인의 매도 규모는 지난 세 차례 걸친 유럽 재정위기에서 외국인의 매도가 진정됐던 수준에 근접하고 있다. 당시 외국인 매매는 월간 기준 4조원 내외에서 안정을 찾았기 때문에 외국인의 매도 압력은 서서히 누그러지는 쪽에 무게를 둘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송화정 기자 yeekin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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