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가 리조트 연상되는 'LH 여수엑스포 힐스테이트'엔 신재생에너지도 '가득'
[아시아경제 진희정 기자]#. 아파트 옥상 문을 열어젖히면 여수 엑스포 전시장이 시원스레 눈앞에 펼쳐진다. '빅오(BIG-O)'와 주제관 등 주요 시설을 한눈에 볼 수 있어 '명소'가 따로 없다. 여수 엑스포의 최대 볼거리인 빅오 쇼를 촬영하기 위해 개막식 당일 방송국 카메라가 '점령'한 이유다. 낮엔 멀리 오동도까지 내다볼 수도 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시행한 'LH 여수 엑스포 힐스테이트(이하 엑스포타운)'에서 누릴 수 있는 혜택이다. 엑스포 전시장을 병풍처럼 감싸 안은 엑스포타운은 언뜻 보기에도 바닷가를 배경으로 지어진 리조트가 연상된다. 컬러풀한 외관 색채도 여유로운 느낌을 주는 요소다. 여수 바다를 나타내는 '파랑'과 해변을 표현한 '주황', 마래산과 이어지는 '초록'이 만들어내는 균형잡힌 색채가 엑스포타운을 잘 설명해 준다.
서울에서 KTX를 타고 3시간30여분만에 도착하는 여수엑스포역을 통하면 곧바로 이 아파트에 도착할 수 있다. 올림픽, 월드컵과 함께 세계 3대행사로 꼽히는 엑스포가 열린다는 흥분과 함께 각국에서 파견돼 온 진행요원과 자원봉사자 등 7000여명이 입주해있다는 자긍심에 활력이 넘친다.
◆"웃돈을 더 준다고해도 팔지 않아요"=세계 각국에서 파견한 진행요원 등의 생활기반이 되다보니 엑스포타운에는 '일일패스'를 발급받는 등 까다로운 절차를 거쳐야 방문이 가능하다. 이렇다보니 아파트를 보러 방문하는 사람들이 짜증을 낼 법도 하지만 단지를 둘러보고 나갈 때쯤이면 미소를 가득 머금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여수, 순천, 광양 등지에서 분양업무를 해봤다는 박옥례 분양팀장은 "여수지역 거주자들 가운데 엑스포타운을 눈여겨본 수요자들은 대부분 분양계약을 한 상태여서 이제는 광주와 수도권 등 외지에서 온 수요자들의 방문이 많다"며 "펜트하우스나 일부 층의 경우 웃돈을 더 얹어 줄테니 물건을 알아봐달라는 부탁도 들어온다"고 전했다.
하지만 시원하게 바다 조망이 가능한 고층 펜트하우스 10가구는 지난해 8월 청약기간에 모두 주인을 찾았다. 단층 또는 복층 구조로 전용면적 150㎡이며 가격은 4억1000만원선이다.
1층에서 3층까지 들어선 전용 101㎡의 테라스하우스 12가구도 가격은 2억4000만원 정도이며 남아있는 물건은 없다. 저층도 엑스포 전시장과 바다조망이 가능한 장점이 있어서다. 박근 LH여수엑스포 사업단 부장은 "기존 지형의 단차를 활용한 데크 공법을 적용해 어느 층이라도 조망권이 양호하다"고 설명했다.
하루에 한 번씩은 꼭 들러본다는 계약자 김모씨(48세)는 "1·2단지에서 84㎡를 각각 1채씩 계약했다"며 "주변에서 하나는 팔라고 하는데 어느 것을 팔아야 할지 고민이 된다"고 귀띔했다. 현재 엑스포타운의 3.3㎡당 평균 가격은 590만~620만원. 전용 84㎡ 아파트 가격은 발코니 확장을 포함해 2억300만~2억700만원선이다.
◆신재생에너지 구축.. 관리비 절감형 아파트 =엑스포타운은 78만7000㎡ 대지에 1·2단지로 나뉘어 전용면적 ▲51㎡ 96가구 ▲59㎡ 226가구 ▲84㎡ 594가구 ▲101㎡ 312가구 ▲118㎡ 204가구 ▲150㎡ 10가구가 들어서 있다.
특히 지열과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시스템을 구축하고 옥상녹화, 벽면녹화, 환경정화수 등 열섬 저감형 녹색기반시설을 확충했다. 입주 후 관리비 절감이 적잖을 것이란 의미다. 단지 곳곳에는 물의 도시인 여수의 특성을 살려 폭포, 연못, 바닥분수 등 수공간을 충분히 설계하는 등 조경면적을 50%를 넘게 적용했다. 피트니스센터, 스파, 주민카페, 동호회실, 독서실 등의 편의시설도 다양하다.
일부 해외 자원봉사자들 사이에선 엑스포타운의 인기는 유명 휴양지보다도 높은 편이다. 전시장으로 향하던 발길을 잠시 멈추며 능숙한 한국어로 "안녕하세요"라고 말을 건넨 브라질 자원봉사자는 "전시장까지 5분이면 이동할 수 있고 바다가 한눈에 내려다보여 해외 유명 휴양지보다도 마음에 든다"고 말했다.
◆구도심이 '랜드마크'로 재탄생=엑스포타운은 여수 구도심에서는 3년만에 분양하는 아파트다. 그동안엔 여천, 웅천지구에 분양물량이 많았고 구도심은 상대적으로 소외돼 있었다.
당초 엑스포타운은 정부가 민자사업으로 유치하려 했으나 여의치 않아 뒤늦게 LH가 맡게 된 사업이다. 박근 부장은 "지장물 조사가 2010년초에 들어가는 바람에 공사기간이 절대 부족했다"며 "기존 주민들과 대화를 통해 보상작업을 마무리하고 밤낮으로 공사해 엑스포타운을 완공했다"고 말했다. 엑스포타운은 지난 8월부터 분양에 나서 총 1442가구 중 60% 정도 분양된 상태다. 남아있는 물량은 전용면적 84㎡ 일부와 101·118㎡ 등이다.
여수시내 중개업소 관계자는 "최근 분양에 성공한 웅천 지웰 등은 600~700가구씩 나눠서 분양했지만 엑스포타운은 진행요원 등의 입주를 위해 한꺼번에 완공돼 분양에 나선 것이 특징"이라며 "아직은 미분양 물량이 남아있다보니 여수의 풍광을 즐기기 위해 세컨드하우스 개념으로 문의를 하는 타지역 수요자들이 적잖다"고 설명했다.
LH 분양업무 관계자도 "명소를 훤히 들여다 볼 수 있는 탁 트인 조망과 여수에서는 보기 힘든 대단지라는 점 때문에 엑스포만큼이나 수요자들의 관심이 높다"며 "엑스포 관람을 하다가 아파트를 눈여겨 보고 찾아와 계약을 하는 외지인들도 생겨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엑스포타운은 박람회 폐막 후 리모델링을 거친 뒤 2013년 2월부터 계약자들의 입주가 본격 시작될 예정이다.
진희정 기자 hj_j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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