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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모집인 스팸 극성.. 질긴 빚쟁이보다 더 무섭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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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 이름·전화번호·대출 상담내역까지 수만명 불법유통
피해자들 수백통 문자·전화에 "사채 불법추심보다 더 질려"


[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 "이○○ 씨, 대출 승인 났습니다. 전화받으세요." "○○대부입니다. 심사결과 당사규정에 적합하지 않아 부결처리됐습니다." "승인 났는데 왜 이렇게 연락이 안되십니까?○○캐피탈입니다."

광주에 사는 김모씨는 최근 휴대전화를 집에 두고 다니거나 아예 꺼둔다. 대출 상담을 해준다는 전화와 문자가 하루에도 수백통씩 쏟아지기 때문이다. 캐피탈사, 저축은행, 대부업체 직원이라는 이들은 하나같이 '이○○ 씨'를 찾았다. 누군가 김씨의 휴대폰번호로 여기저기에 대출 상담을 요청한 것이다. "나는 그 사람이 아니고, 대출을 받을 생각도 없다"며 끊었지만, 전화와 문자는 며칠째 김씨를 괴롭히고 있다. 김씨는 아예 번호를 바꾸는 방법까지 생각중이다.

대출모집인들 간의 불법 개인정보 유통과 모객 행위가 도를 넘고 있다. 피해 당사자들은 '불법 추심이나 협박보다 더 괴롭다'며 혀를 내두른다. 금융당국은 법률개정을 통해 해법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이지만, 관련 법안은 18대 국회에서 폐기된 이후 입법예고 중에 있어 당장은 마땅한 대응책이 없는 실정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타인의 휴대폰 번호를 도용해 대출 심사를 의뢰하는 경우가 발생하면서, 명의 도용을 당한 이들의 피해가 급증하고 있다. 제 3자가 '내 휴대전화 정보'를 이용해 본인이 얼마나 대출이 가능한지, 대출을 받는다면 금리는 어느정도 인지를 알아보는 경우 파장이 커진다. 대출 모집인들은 이 휴대 전화 정보를 이용해 이후 대출상담을 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 휴대전화 정보가 대출모집인들을 통해 빠른 속도로 '공유'된다는 것이다. 일부 대출모집인들은 고객의 이름과 휴대폰번호, 원하는 대출 규모 정도의 정보를 활용해 각 금융회사 및 사금융권에 대출을 요청한다. 이 과정에서 휴대전화 번호와 본인 여부가 일치하지 않아도 불과 하루 이틀만에 수만명의 대출모집인들에게 정보가 확산된다.


김씨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김씨는 누군가가 도용한 휴대전화 번호의 주인이라는 이유로, 분 초 단위의 전화와 문자에 시달리고 있다. 광주에 거주하는 김씨에게 경기도 권의 저축은행에서 돈을 빌리라는 전화까지 왔으니, 정보는 전국으로 퍼진 셈이다.


최근 불법사금융과 관련된 통합 안내 번호인 금융감독원의 1332로 전화를 걸어 해결 방안을 문의했지만, "그 부분은 소관이 아니다"라며 "스팸 피해의 일종이니 인터넷진흥원에 연락을 해 보는 게 어떻겠느냐"는 대답을 들었다.


실제로 대출모집인의 개인정보 유통 및 불법 모객 행위를 적극적으로 제재할 수 있는 관련 법안은 현재 없다. 지난 2010년 마련된 모범규준으로 이들의 자격시험이나 등록ㆍ취소, 불법영업등을 감독하고 있지만, 말 그대로 모범규준 수준이어서 강력한 감독이나 징계가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지난해 말 현재 할부금융, 은행, 저축은행, 보험 등 전 업권에 걸쳐 총 2만2055명의 대출모집인이 활동중이다. 지난해 이들의 모집실적은 52조8000억자원으로 전체 신규 가계대출의 27%에 달한다.


대부업계 관계자는 "등록 여신업체나 대부업체들은 휴대전화나 신용카드 인증을 통해 본인이 확인된 고객에게만 대출을 진행한다"면서 "대부분 불법 대출모집인으로, 사실상 수만명에 달해 업계에서도 규제가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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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관계자는 "피해사례가 급증하면서 대출모집인을 관리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하기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소속기관에 관계없이 대출모집인을 조회할 수 있는 통합조회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후속조치를 진행중"이라고 설명했다.


김현정 기자 alphag@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김현정 기자 alpha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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