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회장, 밀항알선 및 입막음 대가로 수억원 써...한국저축銀 지점 3~4곳 압수수색
[아시아경제 정준영 기자]영업정지를 앞두고 중국 밀항을 시도한 김찬경 미래저축은행 회장(56·구속)이 도주 행각에만 10억원 안팎의 돈을 뿌린 것으로 알려졌다.
저축은행비리 합동수사단(최운식 부장검사)은 9일 김 회장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본인의 도피행각을 돕는 대가로 운전기사 최모씨에게 금품을 건넸다는 진술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김 회장은 영업정지 직전인 지난 3일 미래저축은행 명의 우리은행 예금 200억원을 빼돌려 중국으로 밀항을 시도하다 이튿날 경기 화성 궁평항에서 해경에 붙잡혔다. 검찰 조사 결과 운전기사 최씨는 인출된 200억원 중 현금 130억원을 손수레를 이용해 차 트렁크에 옮겨 싣고, 김 회장을 항구까지 데려다 줬다. 검찰은 김 회장이 7억원 안팎의 돈을 도피 준비 및 입막음 대가로 최씨에게 건넨 것으로 보고 정확한 금품 수수 규모와 경위를 확인하고 있다.
김 회장은 또 “밀항자금이 필요하다는 알선책의 말을 듣고 중국에 3억원을 보냈다”고 검찰에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해경 검거 당시 유명 폭력조직 조직원들이 김 회장과 동행한 점에 주목해 국내 폭력조직과 연계된 중국 폭력조직으로 문제의 자금이 건너갔을 것으로 보고 자금 행방을 추적하고 있다.
검찰은 범인도피 혐의로 7일 운전기사 최씨를 구속하고 다음날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 혐의로 김 회장도 구속했다.
한편 합수단은 앞서 법원으로부터 영장을 발부받은 한국저축은행 지점 서너곳을 이날 압수수색하고 있다. 검찰은 7일과 8일 이틀간 영업정지된 솔로몬·미래·한국·한주저축은행의 본점과 주요 지점, 대주주·경영진 등 핵심 관계자의 주거지 등 50여곳을 압수수색해 관련 서류와 컴퓨터 하드디스크 등 트럭 수대 분량의 자료를 확보했다.
정준영 기자 foxfu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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