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임태희 전 대통령실장이 8일 대선출마선언을 하면서 새누리당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의 대통령 불가론을 주장했다.
임 전 실장은 이날 서울대 SK경영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박근혜 전 대표가 정권을 잡으면 그들은(반대진영) 그 정권을 공화당 정권이라 낙인찍고 유신 체제를 떠올리며 몸서리 칠 것"이라고 말했다. 임 전 실장은 이어 "민주통합당 문재인 당선자가 대통령이 되면 노무현 전 대통령과 열린우리당의 악몽을 생각하고 잃어버린 10년 시즌2를 외칠 것"이라고 말했다.
임 전 실장은 "이들 두 대선후보는 노 전 대통령과 박정희 전 대통령의 유산을 승계해 그 상징이 됐기 때문"이라며 "그들이 대통령이 된다는 것은 자연인 박근혜, 문재인이 당선되는 것이 아니라. 어느 한 집단이 다른 집단을 쓰러뜨렸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임 전 실장은 "대선 승리가 한 쪽에는 승리의 함성을, 다른 쪽에는 증오의 결기를 부르는 현실을 더 이상 볼 수 없어 나왔다"면서 "한쪽 지역만의 몰표로 당선된 대통령은 구태의연한 지역안배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고용노동부 장관 시절 노조법을 해결했던 사실을 언급하며 "만약 제가 어느 집단만을 대변하거나, 이념적으로 치우쳤다면 선입견과 의심 때문에 노사 모두 설득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임 전 실장은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정치적으로 모호한 행보를 계속하는 점을 겨냥한 듯 "안 교수는 당과 집단에 대한 선입견에 얽매이지 말고 우리 시대에 해야 할 일을 이루기 위해 목소리를 내달라"고 촉구했다.
임 전 실장은 제16대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국회의원으로 정계에 입문해 내리 3선을 지냈으며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 비서실장, 고용노동부 장관, 대통령실장 등 현 정부에서 요직을 두루 거쳤다.
이경호 기자 gung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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