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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블로그]이건희 회장 유럽行, 이번엔 무슨 말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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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역사학자 중 일부는 인류사의 발전 배경으로 아이러니하게도 '전쟁'을 꼽는다. 평화로운 시대에는 문화가 발전했지만 정작 인류사를 발전시킨 문명은 전쟁을 통해 진보했다는 주장이다. 전쟁이라는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해답을 찾아 한 계단씩 문명의 진보를 이뤄냈다는 것이다.


2차 세계대전에 살상용으로 개발됐던 핵무기 기술이 핵발전으로, 독일이 유보트를 개발하며 얻은 기술력이 심해 탐사 잠수정에 사용된 점이 이를 입증하고 있다.

현재 유럽발 금융위기와 관련해서 의견들이 분분하다. 올해 안으로 위기가 끝나고 새로운 도약에 나설 것이라는 의견도 있고 유로존이 결국 붕괴돼 유럽 국가들이 수십년의 세월을 잃어버릴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아직 어느쪽이 맞다고 속단할 순 없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과 일가가 유럽으로 떠난 이유도 속단할 수 없는 유럽경제에 대한 고민과 일맥상통한 것으로 보여진다.

일각에서는 이 회장이 도피처로 유럽을 선택했다고 지적한다. 삼성그룹 내부서도 아버지인 고 이병철 선대 회장의 유산을 놓고 형제들과 다투다 보니 해묵은 감정싸움까지 벌어져 자성의 의미로 유럽행을 택했다는 의견들도 나온다.


그러나 눈여겨봐야 할 점은 도피던 도피가 아니던 이 회장이 행선지를 유럽으로 잡았다는 점이다. 디스플레이, 반도체, TV, 스마트폰에서 1등 회사로 자리잡은 삼성전자는 수많은 업체들의 공격을 받고 있다.


예전과는 상황이 많이 다르다. 예전에는 삼성전자만 잘하면 성장할 수 있었지만 이제는 경쟁사의 공격을 한 몸에 받아내야 한다. 그래서 1등과 2등은 마음가짐이 다르다.


4주간의 대장정을 통해 이 회장은 유럽 각국을 방문하고 경제위기의 실상을 파악할 예정이다. 개인, 회사 모두 최대의 위기를 맞았지만 이를 돌파하기 위한 해법을 찾으러 나선 것이다.


지난 2일 유럽으로 떠난 이 회장은 스페인을 시작으로 이탈리아, 영국, 독일 등으로 행선지를 잡았다. 여기에서 어떤 해답을 들고 올 지 주목되는 이유는 그간 위기때마다 보여 준 이 회장의 행보와 무관치 않다.


이 회장은 지난 1993년 양적 성장을 넘어 질적 성장을 하자는 '신경영'을 선포한 바 있다. 2005년에는 삼성그룹의 디자인 경쟁력을 세계적인 명품 수준으로 끌어올려 달라며 '디자인경영'을 내세웠다.


두 시기 모두 이 회장은 주요 계열사 사장들을 유럽 현지로 불러 모았다. 올해도 삼성그룹 사장단들은 혹시 모를 이 회장의 호출에 바짝 긴장하고 있다. 지금까지 위기에서도 과감한 투자를 단행해왔던 이 회장이 다시 한번 새로운 주문을 할 가능성이 높다.


향후 삼성그룹의 경영을 책임질 장남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과 장녀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도 동행했다. 이 회장 입장에선 두 자녀에게 위기를 진단하고 미래를 내다 보는 혜안을 직접 알려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된 셈이다.


이 회장 일가의 움직임에 재계가 주목하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다. 신년사를 통해 올해는 질적 성장에 집중하자, 디자인 경영하자고 한마디 하면 될 것을 이 회장은 '위기를 직접 보라, 이제는 이렇게 하지 않으면 생존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구성원들이 위기를 진짜 위기로 받아들이고 스스로 나서 행동하게 만들기 위함이다.


과거의 사례로 보면 이 회장은 유럽 현지의 위기를 직접 보면서 진단하고 이를 돌파하는 혜안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유럽 경제를 놓고 새로운 도약이냐, 붕괴냐 속단할 수 없는 상황에서 이 회장의 입에 주목하는 이유다.




명진규 기자 aeon@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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