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등 괴짜 기업의 인재 판별법 소개
[아시아경제 이상미 기자]"당신이 키가 5센트짜리 동전 크기로 줄어든 상태로 믹서에 빠졌다고 가정해보라. 부피는 줄었으나 밀도는 평소와 똑같다. 믹서 날은 60초 내로 움직이기 시작할 것이다. 어떻게 할 것인가?" 이 황당한 질문은 '일하기 좋은 기업'으로 꼽히는 '구글'에서 신입사원을 뽑을 때 던지는 질문 중 하나다. 면접장에서 이런 질문을 받는다면 당황하지 않고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지원자를 괴롭히기 위해 출제한 문제 같지만 구글이 이 괴상한 질문으로 알아내려고 하는 능력은 명확하다. 바로 모든 회사가 원하지만 제대로 측정하기 어려운 '혁신 능력'을 평가하려는 것이다. 이 믹서 퀴즈에는 '새로운 상품을 창조해내는 과정'이 압축돼 있다. 우선 이 질문을 받자마자 지원자는 '브레인 스토밍'부터 시작해야 한다. '이 정도면 괜찮다' 수준의 첫번째 아이디어에서 만족하지 않는 게 중요하다. 더 훌륭한 답을 도출하려면 질문이 무엇을 원하는지 귀를 기울여야 한다.
이 질문에 대한 흔한 답으로는 '날 아래 눕는다'와 '날 옆에 선다' 그리고 '날 꼭대기로 기어 올라가 회전축 위에 자신의 무게 중심을 둔다' 등이 있다. 이밖에도 '옷을 찢어 로프로 만들어 빠져나간다'와 '옷이나 소지품을 날에 끼워 믹서 작동을 막는다' 등 다양하다.
그러나 넌센스퀴즈같은 이 질문에도 답은 있다. 질문에 들어가 있는 '밀도'가 힌트다. 부피는 줄었지만 밀도가 그대로라면 '스케일 변화 효과'를 통해 점프해서 용기 밖으로 튀어 오르는 게 가능하다. 작은 존재는 중력에 저항해 자기 몸을 들어 올리는 데 더 강하기 때문이다. 아인슈타인은 '상상력은 지식보다 중요하다'고 말했지만, 상상력을 이미 습득한 지식과 '연결 짓는 능력'은 필수다.
이 책에는 구글 등 초일류 기업들이 인재를 뽑을 때 제시하는 황당하지만 재밌는 질문들이 망라돼 있다. 읽다가 '이런 식으로 사람을 뽑는다면 나는 수백년이 지나도 절대 뽑힐 수 없을지 모른다'는 자괴감이 들 수도 있다. 그러나 이 책에서 '시대가 원하는 일하고 생각하는 방식'에 대한 통찰력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당신은 구글에서 일할 만큼 똑똑한가?/윌리엄 파운드 스톤 지음/ 타임비즈 /1만6000원
이상미 기자 ysm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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