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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이명박 대통령 제88차 라디오·인터넷연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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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지난 11일, 제19대 총선을 무사히 마쳤습니다. 협력해 주신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정부는 선거에서 나타난 각종 민심을 앞으로 국정운영에 적극 반영해 나겠습니다.

올해는 20년 만에 총선, 대선이 함께 치러지는 해로 이제 12월 대선을 남겨두고 있습니다. 저와 정부는 임기 마지막 날까지 국정을 꼼꼼히 챙기고 민생 안정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여야 정치권도 선거 기간에 선의의 치열한 경쟁을 하더라도 민생과 국익에 관한 한 다 함께 협력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


지난 13일, 북한은 장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했습니다. 북한은 ‘미사일’이 아닌 평화적 목적의 '인공위성'이라고 주장하지만, 그 저의는 핵무기 운반체인 장거리 미사일 개발에 있다는 것은 온 세계가 다 알고 있는 사실입니다.


유엔 안보리가 이미 지난 2009년 위성이든 미사일이든 ‘탄도미사일 기술을 이용한 발사’를 금지하는 대북제제 결의안을 중국과 러시아를 포함해서 만장일치로 채택한 것도 이런 우려 때문이었습니다. 이번에도 중국, 러시아를 포함한 전 세계는 북한에 강력히 반대하고 경고해 왔습니다.


하지만 북한은 미사일 발사를 강행함으로써 국제사회로부터 또 다시 고립을 자초하고, 더 큰 어려움에 빠지고 있습니다.


21세기는 어떤 나라도 홀로 고립되어 존재할 수 없는 시대입니다. 미국이나 중국 같이 큰 나라들도 경제는 물론이고 안보 등 모든 분야에서 세계와 함께하며 협력해 나가고 있습니다.


오직 북한만이 이런 세계적인 흐름에 거슬러 고립의 길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북한은 변화의 물결을 막고자 80년대부터 ‘우리식대로 살자’며 더욱 빗장을 조여 왔지만, 이는 냉전 시대에나 있을법한 낡은 발상입니다.


핵과 미사일로 세계를 위협하고, 이로써 체제 결속을 도모한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이것은 오히려 북한 스스로를 더 큰 위험에 빠뜨리는 것입니다. 냉전 시대 구소련도 민생을 등한시한 채 내부 체제 유지를 위해 군비 경쟁을 벌이다 결국 스스로 붕괴했던 것을 우리는 역사에서 분명히 보아왔습니다.


이 시대에 북한이 홀로 세계 강대국들과 군비 경쟁을 하겠다는 것은 더더욱 가능하지 않은 일입니다. 뿐만 아니라 핵과 미사일 개발을 계속하려면, 앞으로도 막대한 비용이 들어가야 하고, 그럴수록 주민들 생활은 더욱 어려워질 수밖에 없습니다.


북한이 이번 발사에 쓴 직접 비용만 해도 무려 8억5천만 달러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미사일 한 번 쏘는 돈이면 북한의 6년 치 식량 부족분, 옥수수 250만 톤을 살 수 있기 때문에, 식량문제를 완전히 해결할 수 있습니다.


지난 3월 핵안보정상회의 참석 기간 중 후진타오 중국 주석도 “북한은 로켓 발사를 포기하고, 민생 발전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게다가 이번 미사일 발사로 지난 2월 29일 북·미합의를 파기함으로써, 영양 지원 24만 톤도 받을 수 없게 되었습니다. 북한 주민 세 명 중 한 명이 영양부족에 시달린다는 상황에서 이는 주민들의 식량을 빼앗는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국가의 존립 목적은 국민들을 행복하고 편안하게 살도록 하는 것입니다.


60여 년 전 남북이 처음 분단되었을 때, 북한은 남쪽보다 더 산업화되어 있어 여러모로 형편이 나았습니다. 하지만 지금 남북한의 차이는 경제력 40여 배, 개인소득 20여 배, 무역량은 200여 배에 이르고 있습니다.


더욱이 대한민국은 자유로운 민주국가이고, 세계를 선도하는 리더국가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이번 총선에서도 보았듯이, 남남갈등을 조장하려는 끊임없는 시도가 아무 소용없다는 것을 북한이 빨리 깨달아야 합니다.


북한이 살 길은 스스로 핵무기를 포기하고 개혁·개방을 통해서 국제사회와 협력하는 것입니다.


중국은 개혁·개방을 통해 지난 30여 년 간 경제발전에 주력한 결과, 오늘날 세계 유수의 경제대국으로 발전했습니다. 베트남은 미국과 오랜 전쟁을 벌였지만 관계 개선을 통해 이제 우방으로서 서로 협력하고 있고, 개혁·개방 정책으로 오늘날 연평균 7% 이상의 고도성장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천연자원이 풍부한 미얀마도 독립 후 폐쇄적 사회주의의 길을 걸어온 결과 후진국을 면치 못했지만, 최근 민주화와 개혁·개방을 통해 경제발전에 나섰습니다.


북한이라고 못할 까닭이 없습니다. 이제라도 빗장을 풀고 방향만 바꾼다면, 중국과 베트남을 따라잡는 데 그리 긴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입니다.


올 들어 새로운 지도부가 출범한 이후 북한은 미국과 대화를 재개하며 귀중한 변화의 기회를 맞았습니다. 하지만 이번 미사일 발사로 또다시 기회를 놓치고 있다는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입니다.


북한은 변화에 어떤 두려움도 가질 필요가 없습니다. 어느 누구도 무력이나 강압에 의해 북한을 위협하거나 바꾸려 하지 않습니다. 북한 스스로 변하면 우리뿐만 아니라 국제사회도 함께 북한과 협력하게 될 것입니다.


북한의 변화가 어렵다고는 하지만, 나는 변화에 대한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있습니다. 우리는 변화에 대한 기대와 더불어 그 변화를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한반도에 평화가 꽃피고 우리 민족 모두가 공동 번영하는 날이 오기를 진심으로 소망합니다.


이제 쌀쌀한 계절이 지나고 나니 기다렸다는 듯이 개나리, 진달래, 벚꽃이 피어나고 있습니다. 새로운 봄날에 새로운 희망을 가져봅니다.


국민 여러분, 고맙습니다.




조영주 기자 yjcho@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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