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북한이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으로 추정되는 신형 장거리미사일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김일성 주석 100회 생일(태양절)을 맞은 15일 오전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벌인 육해공군과 노농적위군, 붉은청년근위대의 열병식에서다.
군 관계자는 16일 "북한이 태양절 군사 퍼레이드에서 신형 장거리 탄도미사일을 공개했다"면서 "이 미사일은 아직 한번도 시험발사한 적이 없어 작전배치 여부는 불확실하다"고 밝혔다.
이 미사일은 직경 2m, 길이 18m 이상으로, 사거리는 중거리 탄도미사일인 '무수단'(3000~4000여㎞)보다 긴 것으로 추정된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북한이 2009년 기준으로 50발을 실전 배치한 '무수단'은 길이 12~18.9m, 직경 1.5~2m이다. 지난 2010년 10월 노동당 창건 65주년 기념 군사퍼레이드에서 처음 공개됐다.
열병식에서 공개된 무기와 장비는 34종 880여대. 이는 역대 최대 규모다. 특히 이날 공개된 신형장거리미사일은 열병식의 맨 마지막에 등장했다.
앞서 스커드 개량형을 비롯한 단거리미사일과 노동, 무수단 중거리미사일을 탑재한 이동차량들이 지나간 뒤 대열의 맨 끝에서 신형 장거리미사일이 육중한 수송차량에 실려 모습을 드러냈다. 이 미사일은 본체에는 'ㅈ'으로 시작되는 10여개의 숫자가 흰 글씨로 선명하게 새겨져 있었다.
또 이날 열병식에 처음으로 등장한 전략로케트군 장병들이 눈길을 끌었다. 전략로케트군은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3월 3일 시찰한 '전략로케트사령부'소속이다. 평양 강동군에 있는 이 부대는 '미사일 지도국'으로 알려진 군단급 부대로 예하에 스커트미사일 사단과 노동미사일 사단, 무수단 미사일사단으로 구성됐다.
이번에 공개한 신형장거리 탄도미사일은 이 사령부 소속으로 편제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군 소식통은 "김정은의 육성 연설도 처음"이라면서 "이번 행사에 참가한 군 수뇌부가 착용한 모자는 김일성이 1945년 해방 직후 평양에서 진행한 첫 대중 연설 때 썼던 모자와 같다"면서 "당시 김일성의 모습을 재현하려한 노력이 역력하다"고 말했다.
양낙규 기자 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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