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하근 크라이슬러 판매왕..지난해 122대 기록
[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저의 강력한 무기는 신뢰입니다. 믿을만한 사람이라는 인식을 고객에게 심어준 점이 이 자리에 오를 수 있었던 요인인 것 같습니다."
최근 만난 김하근 렉스모터스(크라이슬러코리아 공식 딜러) 영업팀장(40)은 판매왕에 등극한 비결에 대해 이 같이 말했다. 김 팀장은 지난해 크라이슬러코리아 딜러 가운데 가장 많은 판매대수(122대)를 기록했다. 국내 미국 브랜드 영업직원 중에서도 톱이라는 게 회사 측의 전언이다.
그가 언급한 '믿을만한 사람'이라는 말은 매우 막연했다. 그 의미를 재차 물었다. 김 팀장은 "손님이 돈을 쓰도록 해야지, '괜히 썼다'는 인식을 갖지 않도록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추가 설명은 이랬다.
"예전 얘기를 해볼게요. 자동차를 할부구매할 때 근저당설정료라는 게 있었습니다. 지금은 없어졌지만요. 차 가격에 따라 달라지는데 3만~4만원 수준입니다. 이 비용은 원래 할부금융을 제공하는 캐피탈 회사에서 내도록 돼 있습니다. 헌데 관행상 고객이 부담해왔습니다. 이 부분이 부당하다고 생각해 한번은 고객이 차를 구매할 때 캐피탈회사에 얘기를 했죠. 옥신각신하다가 결국 그 회사에서 부담하도록 했습니다. 차값을 감안할 때 이 정도 비용은 대수롭지 않다고 판단할 수 있는데 이 고객은 저의 행동에 무척 고마워하더군요. 이로 인해 저는 신뢰를 쌓았고 지금은 아주 친한 사이가 됐습니다."
즉 고객과 신뢰관계를 쌓으면 제품에 대해 기꺼이 지불한다는 것이다. 그가 판매왕으로 등극한 비결인 것이다.
그는 캐나다에서도 자동차를 판매한 특이한 이력을 갖고 있다. 1998년 IMF 외환위기 당시 대학생 신분으로 캐나다행을 택했다. 밴쿠버에서 지인의 소개로 크라이슬러와 도요타 브랜드를 판매하는 딜러사에서 영업사원으로 근무했다. 김 팀장은 "2002년까지 근무를 했었는데 연 평균 100대 정도는 판매했다"고 말했다. 영업직이 천직이 아닐까 싶었다.
영업방식이 궁금했다. 2007년 그는 렉스모터스에 입사하면서 다시 크라이슬러와의 인연을 이었다.
"기존에 갖고 있는 인맥을 활용한 영업은 한계가 있습니다. 스스로 인맥을 넓혀야 지속적인 성장이 가능합니다."
그는 영업 초창기 당직근무를 활용했다. 전시장에서 근무하면 평균 4명의 고객을 만나게 되는데 이 가운데 꼭 한명에게는 차를 팔았다.
"반드시 판매하겠다고 의도하지는 않았는데 자연스레 그렇게 됐습니다. 주변에서 대단하다는 얘기도 하더군요."
지속적인 고객 관리도 필수다. 1명이 여러대를 구매하거나 소개를 통해 신규고객을 확보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김 팀장은 "한명이 300C와 그랜드체로키 등 5대를 구매하기도 했는데, 신뢰관계가 형성됐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그가 생각하는 크라이슬러의 매력은 무엇일까.
"무엇보다 가격대비 성능이 만족스럽습니다. 지프 브랜드의 경우 다른 브랜드에서는 경험할 수 없는 독특한 매력도 있습니다.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한다는 점에서 고객을 위한다는 느낌도 받고요."
그는 "미국차는 무겁다는 얘기도 많이 하는데 어떤 브랜드건 간에 연비는 큰 차이가 없다고 생각한다. 크라이슬러와 지프만의 매력도 무시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해마다 1위를 도맡는 김 팀장의 목표가 궁금했다.
"연간 목표는 150대 정도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능력이 되는 한 목표 달성을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기분 좋게 웃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최일권 기자 ig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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