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수진 기자] 지난해 개봉한 영화 '머니볼(Money ball)'은 메이저리그 야구팀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의 단장 빌리 빈이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가난한 야구팀을 4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시킨 내용을 담은 영화다. 메이저리그에서 돈은 곧 성적이었다. 스타 선수를 영입해 전력을 강화하는 것이 최고의 전략이었다. '머니볼'역시 돈으로 움직이는 야구를 비아냥대는 말이다. 그러나 '야구계의 스티브 잡스' 빌리 빈은 선수들의 확률을 분석, 적은 돈으로 좋은 선수를 직접 발굴해낸다는 전략을 세운다. '저평가 우량주'를 찾는 것이다. 이는 그대로 맞아 떨어졌다.
비슷한 기적이 2008년에 또 일어난다. 탬파베이 레이스는 1998년부터 2007년까지 소속된 아메리칸리그 동부리그에서 꼴찌만 맡아 했고, 농구같은 다른 스포츠 영역에서조차 놀림을 받았다. 그런데 2008년 구단주가 바뀌면서 사정이 달라진다. 2008년 지구 우승에 이어 2011년에도 뉴욕 양키스와의 시즌 최종전에서 승리를 거뒀다. 특히 뉴욕 양키스와의 경기는 야구팬들을 흥분으로 몰아넣었다. 7회까지 단 한 점도 따내지 못한 채 0대 7로 뒤지다 단 2이닝에서 8점을 기록하며 역전승을 거둔 것이다. 야구 역사에 길이 남을 명경기였다.
탬파베이 레이스의 변화를 담은 이 책은 야구팬들을 위한 책이지만 동시에 좋은 경영서로도 읽힌다. 2008년 새로 팀을 맡게 된 사람들은 야구를 전혀 모르는 사람들이었다. 구단주와 사장, 단장 모두 월스트리트 출신의 금융맨들이었다. 이전 구단주가 눈 앞의 성적에 급급해 흔들렸던 것과 달리 이들은 장기의 목적을 가지고 팀을 운영해 나가기 시작한다. 막무가내로 몸값 비싼 선수를 데려오는 게 아니라 팀에 맞는 선수를 적절히 안배하고, 프런트 직원들이 소속감을 느낄 수 있도록 사소한 것까지 배려한다. 같은 동부지구 소속으로 미국 최고 인기 야구팀인 뉴욕 양키스와 보스턴 레드삭스 사이에서 조심스럽되 흔들림 없는 길을 걸어가는 탬파베이 레이스의 '실화'는 단순히 야구의 영역에서만 유효한 것이 아니다.
김수진 기자 sj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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