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화방송> JTBC 토 밤 9시 55분
지역마다 다르게 불리기는 하지만 보통 “뒤집어라 엎어라”로 알려진 편먹기 게임을 신화는 “그냥 해!”로 바꾸었다. <신화방송>도 비슷하다. 신화는 큰 의미는 없지만 승부욕을 불러일으키는 미션과 허술하지만 자유로운 상황들 속으로 “그냥” 뛰어들어 즐긴다. 사실 <신화방송>이 어떤 채널이든 될 수 있다는 것은, 리얼 버라이어티라는 장르가 보여줄 수 있는 것을 거의 다 보여준 시점에서 양날의 검이나 마찬가지다.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비슷한 형식의 프로그램은 이미 많았고 <신화방송>이 3회 동안 보여준 아이템 역시 새로운 것은 거의 없었다. 이 프로그램이 다른 아이돌을 내세운 프로그램들이나 여타 리얼 버라이어티와 차별화 될 수 있는 지점은, 오직 신화가 갖고 있는 예능감 뿐이다.
그래서 <신화방송>이 주는 재미의 8할은 신화 멤버들이 완벽하게 예능인의 자세로 방송에 임하는 것에서 비롯된다. SBS <연애편지> 때만 해도 마이너리그로 가는 것을 부끄러워했던 신화 멤버들은 더 이상 없다. 사무실 의자로 지구 끝까지 달리고, 본명이 호명되면 손을 번쩍 드는 예능의 신화들이 있을 뿐이다. 이색 올림픽이라고는 하지만 결국 우스꽝스러운 경기들에도 신화멤버들은 ‘예능적으로’ 최선을 다해 임한다. 거기에 리얼 버라이어티에 필수요소인 캐릭터와 이들 사이의 관계, 그리고 경쟁 심리까지 더해졌으니 이미 기본 이상의 웃음을 보장된다. 하지만 신화가 아닌 <신화방송>이라면 문제는 조금 달라진다. <신화방송>에서는 신화가 무엇을 하느냐보다 무언가를 신화가 한다는 것이 더욱 중요한 사실이지만, 그 무엇마저 “그냥”이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신화방송>은 리얼 버라이어티라는 장르를 안착시킨 프로그램의 대부분이, 제작진을 또 다른 멤버로 두고 있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만 한다. 그게 <신화방송>이 장수 아이돌에 어울리는 장수 프로그램이 되는 마지막 퍼즐일 것이다. 14년 차 아이돌 신화에게도, 1년 차 방송국 JTBC에게도 불안하지만 흥미로운 도전이 시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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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아시아 글. 윤이나(TV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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