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사 주유소 등 참가자 등록 5% 미만
현금주문 '부담'..가격인하 효과 '의문'
[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석유거래소가 개장 첫 거래에서 개점휴업상태를 맞았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10시 석유거래소가 개장된 이후 10시30분까지 주유소 등의 주문이나 정유사 등의 공급가 제시가 단 한 것도 발생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석유거래소 활성화에 빨간불이 켜졌다.
이날까지 석유거래소에 참가자로 등록을 한 곳은 정유 4개사를 포함해 모두 150여 곳이다. 이 가운데 주유소가 100여 곳, 석유제품 수입사 10여 곳, 석유 유통대리점은 20여 곳이다. 현재 전국에 운영중인 주유소와 대리점이 각각 1만3000여 개와 650여 개라는 점을 감안하면 5%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거래 활성화의 키를 쥔 정유사는 일단 참가자로 등록했지만, 거래에 참여할지 시간을 두고 좀 더 지켜본 이후에 결정한다는 입장이다. 정유사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정부는 정유사에게 석유거래소 총 매도 금액의 0.3%를 세액 공제할 계획이다.
정유사 관계자는 "석유 유통구조가 달라진다는 것보다 기존 구조와는 다른 새로운 시장이 하나 더 생겨났다는 의미"라며 "어떤 면에서 이점이 있을지 실제 거래 상황을 지켜본 이후에 거래 참여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정유사 관계자도 "공식적으로는 참여를 검토하고 있지만 당장은 시장의 추이를 더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정유사가 미온한 태도를 보이자 일부에서는 큰 기대를 할 수 없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한 석유유통 업계 관계자는 "수입사가 많이 사라지면서 현실적으로 공급 물량을 정유사에 의존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정유사가 얼마나 참여를 하느냐를 지켜보고 있다"며 "공급가격이 낮아져야 하는데 이점이 없다면 석유거래소의 실효성은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주유소는 높은 기대감을 내보였다. 주유소협회 관계자는 "혼합석유로 월 판매량 20%를 충당한다면 저렴한 제품을 수급, 판매할 수 있을 것"이라며 "기존 거래와 병행해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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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석유거래소의 현금 결제방식이 주유소에는 부담이다. 주유업계 관계자는 "정유사와 사후 정산거래를 해왔는데 거래소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일단 현금을 마련해야 하는 부담이 있다"며 "정유사와 계약시 제공하는 지원 혜택도 주유소 입장에서 포기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최욱 한국거래소 일반상품시장부 부장은 "전자상거래로 20년 이상 유지돼 왔던 과점체제가 한번에 바뀌지는 않겠지만 석유제품 거래 참여자들이 늘어나면서 경쟁체제로 조금씩 변화가 생길 것"이라며 "거래상 경쟁체제가 정착돼 참여자들에게 그 이익이 돌아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오현길 기자 ohk0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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