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전필수 기자]지루한 박스권 장세다. 뭔가 변화가 나타날 시점으로 보이지만 딱히 박스권을 돌파할 모멘텀은 보이지 않고 있다. 박스권 상단을 뚫을 것이라는 낙관론도 있지만 다수 의견은 아직 힘이 부족하지 않냐는 쪽이다. 특히 부진한 장에서 독주를 계속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IT에 대한 가격 부담감까지 고려한다면 장미빛 전망만 고집하기 힘든 시점이다.
이런 가운데 선거를 앞두고 SNS 열풍과 관련한 투자전략을 제시한 증권사가 있어 눈길을 끈다. 시장에 수많은 SNS 테마가 있는 상황에서 이를 제대로 분석하자는 것이다. 하나대투증권은 SNS에 대한 접근 매개체를 주목했다. 네티즌들의 SNS 접근은 블로그, 미니홈피, 커뮤니티 등 절대적으로 포털에 의존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마침 미국의 페이스북도 IPO를 앞두고 있다.
◆김정훈 한국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2월 중순부터 3월말까지 나타난 KOSPI 박스권 장세는 4월에도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보인다. 다만 박스권 장세 속에서 거래대금이 바닥수준까지 감소한만큼 4월 중순 이후에는 거래대금이 늘어나면서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2월 초 12조원에 가깝던 한국증시 거래대금이 바닥수준인 7조원까지 감소했다.
IT업종은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2012년 매분기별 영업이익이 5조원을 상회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4월에도 삼성전자 갤럭시 노트 판매호조, 2분기 출시예정인 갤럭시S3 기대감으로 상승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다만 삼성전자 실적발표를 전후로 일부 차익매물이 출회할 수 있는데다 단기간에 130만원을 돌파한 만큼 삼성전자 강세는 3월보다는 4월에 약화될 수 있다.
자동차업종은 2011년 대비 2012년 이익성장률 둔화로 상당기간 언더퍼폼하는 양상이 나타났으나 최근 엔화 약세에도 불구하고 강세가 나타나고 있다. 미국 자동차 시장 회복, 고연비 차량 선호 경향 등으로 인해 자동차업종의 실적은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할 전망이다. 다만 최근 지주사 이슈가 있는 현대모비스는 디스카운트를 받을 수 있는 만큼 완성차업체를 선호하고 있다.
◆심재엽 신한금융투자 투자전략팀장=밸류에이션 메리트 소실과 외국인 매수세 둔화는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구글의 붕괴를 답습하지 않을 애플과, 그에 연동하는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한 IT편중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유가 안정과 중국 부양책, 유럽 안정에 따른 유동성 랠리에 대한 기대는 4월 이후에나 기대할 수 있다.
2009년과 유사한 경기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지만 회복 속도는 지켜봐야 할 듯 하다. 리스크 자산 선호도 제한과 중국, 유럽의 불확실성으로 4월 증시는 혼조세가 예상된다.
◆조영성 하나대투증권 애널리스트=이전 선거와 이번 19대 총선의 구별되는 특징은 SNS 선거운동의 상시허용이다. SNS의 위력은 지난 1월 민주통합당 당대표 경선에서 확인됐다. 이는 중앙집권적인 기존 정치구도가 SNS 등 모바일의 위력의 힘을 얻은 아래로부터의 상향식 정치구조로 무게중심이 이동했다는 점에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최근 생활구조공간이 오프라인과 온라인으로 이분화되고 있는 점을 고려해볼 때, 시간과 공간에서 자유로운 SNS 접근 현상은 꾸준히 증대될 것으로 판단된다.
이같은 트렌드에서 주식시장 참여자들이 인식해야 할 점은 상향식 정치구조를 변화시킨 결정적인 매개체가 무엇이냐에 대한 것이다. 한국인터넷진흥연구원의 ‘2011년 인터넷이용실태조사에 따르면 블로그(84%), 커뮤니티(74.6%), 미니홈피(68%, 이상 복수응답)가 절대적으로 비중이 높았다. 이를 바탕으로 우리 주식시장에서 부여할 수 있는 의미는 SNS의 접근통로(블로그, 커뮤니티, 포털)는 여전히 ‘포털’에 절대적으로 의존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르면 오는 4월 페이스북(Facebook)의 뉴욕증시 상장이 예정돼 있다. 페이스북이 트위터(Twitter)와 함께 세계 최대 SNS서비스 업체라는 점에서 헤게모니(Hegemony)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여 4월 총선과 함께 모멘텀의 시각에서 포털주에 대해서 관전포인트를 형성할 필요가 있다.
◆송경근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최근 주식시장이 한 달이 넘도록 좁은 박스권에 머물고 있지만, 향후 점진적인 펀더멘털 모멘텀의 가세와 함께 추가적인 상승세를 이어갈 가능성에도 꾸준히 대비할 필요가 있다. 2000년 이후 최근과 같이 20, 60, 120일선이 정배열을 유지하는 상황에서 1개월 이상 박스권 등락을 보인 구간은 총 네
번으로(2003년 7월, 2004년 11월, 2009년 5월, 2010년 7월), 단기 박스권 이후 지수의 상승세가 재개된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이때 특징은 박스권에서 시장을 주도했던 업종들이 돌파 이후에도 주도력을 유지했다는 점이다. 다만 추가 레벨업 국면에서 좀 더 실적모멘텀이 뚜렷한 업종을 중심으로 주도주가 압축됐다는 점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 수익률 역전현상(Mean Reversion)도 비교적 뚜렷하게 나타났다. 박스권 등락 과정에서의 수익률 상, 하위
5개 업종을 비교해본 결과 네 번의 박스권 구간에서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해 업종별 수익률 하위를 기록했던 업종이 박스권 상향돌파 이후에는 모두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했을 뿐만 아니라 2004년을 제외할 경우 네 번 모두 박스권 당시 수익률 상위 업종보다 높은 상승률을 보인 것으로 조사됐다.
결국, 향후 단기 박스권 상향돌파를 감안한다는 측면에서는 투트랙(Two-Track) 전략이 유효할 것이라는 판단이다. 먼저 주도주 매매전략의 경우 KOSPI가 박스권에 돌입한 이후 시장대비 강세를 보이는 업종들 중 이익모멘텀이 뒷받침되고 있는 반도체, 은행, 음식료/담배 등을 중심으로 한 매매전략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 최근 수익률이 부진하지만 이익모멘텀이 양호한 업종으로는 자동차/부품, 조선 외에도 호텔/레저, 지주회사, 의류/내구재 업종들도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전필수 기자 phils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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