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택시로 돌았더니 요금이 무려 '1억2400만원'

1억2400만원 택시요금(출처 : http://www.itsonthemeter.com/)

[아시아경제 박충훈 기자]"전세계를 택시로 돈다면 요금이 얼마나 나올까?"

누구나 상상에 그칠 생각을 몸소 실천한 영국의 괴짜 청년들이 화제다. 최근 월스트리트저널은 택시로 세계 일주에 나섰던 영국 청년 폴 아처(25)와 그의 대학친구 레이 퍼넬(24), 존노 엘리슨(28)의 이야기를 소개했다.

어느 날 밤 이들은 만취한 채 집으로 돌아가며 '세계일주 택시요금'에 대해 이야기했고 이 '취중진담'은 곧 현실이 됐다.

청년들은 온라인으로 런던의 상징인 검은 색상의 '블랙캡' 택시를 구입했다. 출시된지 20년이나 된 이 택시에 '한나'라는 별명을 붙인 이들은 미터기를 켜고 세계를 일주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2월 영국 런던에서 출발한 택시는 유럽, 아시아, 호주를 돌아 이번 달 18일 미국 뉴욕 타임스퀘어에 도착했다. 현재까지 이동거리는 3만2000마일(5만1500km), 39개국 방문, 택시미터기 요금은 1억2400만원에 달한다.

여정은 험난했다. 핀란드 북극한계선을 지날때는 살을 에는 맹추위에 맞서야 했고 사상최악의 원전사고가 났던 우크라이나 체르노빌에서는 방독면을 쓰고 돌아다녔다.

스핑크스 앞에서 사진을 찍기 위해 이집트를 거치려던 계획은 해당국가의 내란으로 무산됐다. 이집트 대신 방문한 이라크에서는 탈레반의 습격이 걱정돼 시동을 끄고 숨을 죽였다. 이란에서는 비밀경찰에게 "유대교 스파이가 아니냐"며 추궁당하기까지 했다.

그렇게 여행한지 반년. 이들은 히말라야 산자락을 지나며 세계최장 택시 탑승 기록을 경신했다. 또 에베레스트산 베이스 캠프까지 택시를 몰아 '세계 최고도 택시 운행 기록'까지 세웠다.

이후 중국, 호주의 아웃백(미개척지) 등을 거쳐 미국 12개주를 돌아다닌 택시는 뉴욕에서 잠시 휴식을 취한 후 현재 항공편을 통해 이스라엘로 옮겨지고 있다. 청년들은 이스라엘에서 다시 택시를 몰고 최종목적지인 영국으로 달릴 계획이다.

이들의 좌충우돌 여행기는 공식 사이트 잇츠온더미터(http://www.itsonthemeter.com/)에서 볼 수 있다.

택시 세계여행 루트(출처: http://www.itsonthemeter.com/)

박충훈 기자 parkjov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