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걸스> MBC에브리원 목 저녁 6시
2주 전은 배팅 특집, 지난주는 여성의 날 특집, 그리고 이번 주는 패션회사 봄맞이 야유회 특집이다. 하지만 막상 <무한걸스>가 보여주는 웃음의 내용은 매주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송은이는 게임을 주도하고, 김신영과 신봉선은 완력을 사용하며, 안영미와 백보람은 최약체로 몸살을 앓는다. 산만한 황보와 아슬아슬하게 수위를 넘나들며 눙치는 김숙의 역할도 언제나 마찬가지다. 그러나 그 한결같음이 <무한걸스>에서는 결코 단점이나 정체가 아니다. 게임은 반복될수록 캐릭터를 공고히 만들고, 확고해진 캐릭터는 멤버들간의 찰떡같은 호흡을 받아낸다. 우승자가 아니라 다이어트에 성공한 김신영이 처음으로 이 게임의 준비자세가 가능하게 되었다는 서사가 중요하기에 야유회 기념 돼지싸움이 의미를 확보할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무한걸스>는 수많은 캐릭터 쇼, 리얼 버라이어티 가운데에서도 가장 <무한도전>과 닮아있고, 동시에 가장 고유한 분위기를 가진 방송이다. 제목 뿐 아니라 송은이가 유재석의 역할을 거의 유사하게 벤치마킹 하며 멤버간의 관계를 전면에 부각시킨다는 점에서 <무한걸스>는 확실한 <무한도전>의 계승자다. 그러나 <무한도전>이 무한히 규모를 키워가는 동안, 이 프로그램은 제자리걸음인 제작 환경 안에서 무한히 같은 것을 계속 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기에 독보적이다. 그리고 전자와 후자 모두 출연자 뿐 아니라 제작진 역시 멤버가 되어 자막과 음악, 편집에 발군의 센스를 발휘한다는 점에서 특별하다. 점심으로 비빔밥을 먹는 사소한 상황이 자연스럽게 스릴 넘치는 심리게임으로 발전되는 것은 개인의 능력으로는 결코 불가능한 일이며, 이것은 누구도 모방할 수 없는 <무한걸스>만의 방식을 통해 완성된다. 안일함의 늪에 빠지지 않고 시간을 재산으로 잘 활용하는 <무한걸스>의 저력이 믿음직스럽다. 한 시즌의 공백이 무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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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아시아 글. 윤희성 n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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