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부터 동일 모델 70만원대 판매
LCD 재고소진위해 가격인하 미뤄
6일 국내 3대 대형 유통사인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의 삼성 가전 매장을 각각 방문한 결과 삼성전자의 저가TV가 '국민TV'라는 이름으로 판매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32·40·46인치 세 가지 크기로 나온 이 제품은 광원(BLU)인 LED를 패널 뒤에 배치해 렌즈를 통해 빛을 분산시키는 직하형 LED TV다. 이 방식은 현재 주류인 에지형(패널 모서리에 광원을 배치하는 방식)보다 제품이 두껍지만 BLU 원가의 40%가량을 차지하는 도광판을 없앨 수 있어 제조 원가를 15~20% 낮출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강서구의 A마트 삼성전자 담당 판매 직원은 “국민TV가 삼성전자의 저가TV고 이미 지난달 제품이 나왔다”며 “조금 더 두껍고 100만화소(HD급)라는 것이 기존 LED TV와의 차이점”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매장 판매 가격은 32인치 기준 70만원 중반(75만~76만원)대로 80만원 초중반대의 기존 LED TV 대비 크게 낮지 않다. 삼성이 국내 시장 LCD TV 생산을 중단키로 결정함에 따라 보유 중인 LCD TV 재고를 털어내기 위한 꼼수다. 당초 계획한 60만원 중반대의 가격으로 저가 LED TV를 낼 경우 비슷한 가격의 LCD TV 재고 소진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기 때문이다.
금천구의 B마트 삼성전자 판매 직원은 “지금 구매한다면 가격 면에서는 32인치 LCD TV를 사는 것이 낫고 품질 대비 효율 측면에서는 기존 LED TV를 사는 것이 낫다”며 “급하지 않다면 LCD TV 재고 정리가 마무리되는 이달 말쯤 저가TV 판촉(가격 조정)이 들어가 60만원 중반대의 가격이 될 것 같으니 그때 구매하라”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재고 정책을 위해 매장 가격을 통제하고 있지만 온라인상에서는 이미 저가TV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국민TV 32인치 스탠드형의 경우 배송 등 옵션을 포함한 온라인 최저가가 59만원대로 이미 동일한 크기의 LCD TV 수준까지 내려왔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관계자는 “저가TV 정책이 확정되지 않았고 가격 조정도 결정된 사항이 아니다”고 말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프리미엄TV 출시도 완료되지 않은 상황에서 국민TV를 우선 출시한 배경에는 저가TV 시장에 대한 삼성의 조바심이 담겨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TV 출시 전략에 대해 프리미엄TV를 우선 출시하고 보급형 모델을 순차적으로 선보일 것이라고 수차례 언급했다.
한 온라인 판매 포털 관계자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은 유통구조 때문에 가격 차이가 발생하긴 하지만 신제품이 25% 이상의 격차를 내는 경우는 거의 없다”며 “가격이나 성능 측면에서 LCD 재고를 사기보다는 국민TV를 사는 것이 소비자에게 이득”이라고 설명했다.
박지성 기자 jise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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