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러시아 대통령 선거가 4일(현지시간) 극동지역에서부터 시작됐다. 이번 선거에서 푸틴 총리의 당선이 유력시 되고 있다. 푸틴 총리의 상대 진형은 이번 선거가 푸틴 총리에게 편향되고 있다며 투표의 정당성에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주요 외신들에 따르면 러시아 극동의 마가단주와 콜리마주, 추코트주, 캄차카주 등에서 투표가 시작됐다. 러시아는 세계에서 가장 넒은 영토를 가진 국가로 10개의 시간대가 걸쳐있다. 이 때문에 선거는 시간대별로 시작 시간이 다르기 때문에 총 22시간에 걸쳐서 진행된다.
러시아 선관위는 잠정 개표 결과를 5일 오전(모스크바 시간)에 발표할 예정이다. 하지만 공시적인 선거결과는 10일에 발표되도록 되어 있다.
푸틴 진영은 이번 선거에서 압승을 거둬 그동안 대도시를 중심으로 벌여져왔던 반(反)푸틴 시위대에 타격을 줄 것을 기대하고 있다. 그동안 러시아 도시 중산층 시민들은 푸틴을 전제주의적 지도자로 봤을 뿐만 아니라 막대한 러시아의 에너지 자원으로 벌어들인 돈을 소수의 부패한 엘리트들이 차지하고 있도록 허용한 인물이라며 반대시위를 벌여왔다.
푸틴에 대한 시민들의 여론은 극명하게 갈라졌다.
로이터 통신이 러시아 시민들을 상대로 벌인 인터뷰 결과 한 시민은 "푸틴에게 투표할 생각이다. 그 왜에 다른 누가 있겠는가"라고 말했으며, 또 다른 시민은 "오로지 푸틴만이 러시아를 구할 수 있다"며 그에 대한 지지의사를 감추지 않았다.
하지만 도시 중산층을 대상으로 푸틴에 대해 반발하는 여론도 상당하다. 이들은 수차례 모스크바 등지에서 대규모 시위를 벌이며 푸틴이 대통령 선거 후보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번 선거에서 푸틴의 당선 가능성은 높아 보인다. 선거전 최종 여론조사에서 푸틴에 대한 지지율은 59~66%에 달했다. 이 때문에 일부에서 제기했던 결선 투표는 없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도시 중산층을 제외한 곳에서 푸틴에 지지세가 강하기 때문이다.
푸틴 총리는 그동안 강력한 러시아를 만들 수 있는 유일한 지도라라는 이미지를 구축해왔다. 최근 암살 시도가 있었다는 것도 푸틴 총리에게는 선거에서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27일 러시아 방송들은 암살범들이 푸틴을 노렸지만 러시아 당국에 의해 체포됐다고 발표했다. 이를 두고 푸틴은 "나 같은 위치에 있는 사람은 이런 일을 안고 살아야 한다"고 말하며 개의치 않는다는 입장을 내놨다. 서방에서는 이를 두고서 러시아 정보기관이 푸틴에 우호적인 여론을 만들기에 위해 자작극을 벌였거나 최소한 발표시기를 대통령 선거 투표에 가까운 시점에 맞췄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달 26일에도 러시아에서는 푸틴의 3선에 반대하는 시위대들이 모스크바 시내에서 '인간띠 시위'를 벌였다. 이들 시위대는 지난해 12월 4일 있었던 러시아 총선에서 부정으로 얼룩졌다면서 공정한 선거를 요구해왔다.
이 때문에 이번 대선에서는 9만1000개의 투표소에 18만2000대의 웹 카메라가 설치되어 선거 과정을 지켜볼 수 있도록 했다.
이번 선거의 출구 조사는 선거가 종료된 직후에 발표될 예정이다.
나주석 기자 gongg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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