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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물갈이라더니 털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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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천 현역 탈락률 제로···'호남 물갈이'로 출구전략 삼나

[아시아경제 김승미 기자]민주통합당(민주당)이 발표한 1ㆍ2차 단수 지역구 공천이 '이변도 감동도 없는 나눠먹기'라는 비판에 직면하고 있다. 지난주 민주당은 부산 경남과 수도권 중심으로 단수 후보자 94명을 발표했다. 그러나 이 가운데 현역의원이 공천을 받지 못한 경우는 단 한 건도 없었다. 현역의원 탈락률 제로인 것이다. 강철규 공심위가 출범하면서 선언한 '정체성 공천, 감동 공천'은 실종됐다. 민주당 공천심사위원회는 28일 후보자들에 대한 면접을 중단했다.


'현역 의원90%, 전직 강세'라는 결과 앞에서 민심마저 요동치고 있다. 최근 실시된 한겨레와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여론조사에 따르면 공천 등에 대한 정당 혁신신뢰도 평가에서 새누리당이 47.3%로 민주당 38%을 앞섰다.

우상호 민주통합당 전략홍보부장은 이날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 "당의 통합 때 나타났던 통합효과가 일정 정도 조정기를 접어들었다"면서 "국민들의 기대가 관망세로 돌아섰다"고 설명했다.


한명숙 리더십에 대한 당 안팎의 비판도 거세지고 있다. 민주당 지도부가 '인의 장막'에 갇혀있다는 목소리도 터져나온다. 정치 평론가들은 열린우리당부터 주류인 친노 중진과 486그룹이 당의 언로를 차지하고, 민심이 당 지도부로 전달되는 것을 막고 있다고 지적했다. 당 핵심 관계자는 "민주당이 벌써부터 MB 심판론에 취해서 전략도 없이 4월 총선 압승을 기대하는 꼴"이라며 "이런 식으로 갔다간 총선 승리는 고사하고 오히려 역풍을 맞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런 와중에 철새 MB맨이 민주당 공천 후보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강원도 철원화천양구인제에 출마한 구인호 민주당 예비후보는 지난 2007년 대선 당시 이명박 대통령의 사조직인 선진국민연대 사무처장을 역임했고,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도 발탁됐던 인물이다.


공심위가 정체성보다 당선 가능성을 위주로 심사하고 있다는 점도 개혁 공천을 가로막는 원인이다. 17대에는 열린우리당, 18대 총선 공천에서 탈락, 이후 자유선진당으로 소속을 옮긴 이상민 의원(대전 유성)은 경쟁력이 있다는 이유로 단수공천을 받았다. 지역구 대물림을 위해 다시 민주당에 입당한 이용희 의원의 아들 이재한 예비후보(충북 보은옥천영동)도 마찬가지다.


민주당은 이번 위기를 호남 물갈이 카드로 돌파하겠다는 전략이다. 당 지도부는 지난 26일과 27일 연달아 '한밤의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호남권 전략공천 검토 대상에 대해 논의했다. 당 핵심 관계자는 "강봉균, 김영진 의원등 호남 관료 출신 중진 의원들의 지역구를 전략공천 지역으로 선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논의 대상에는 전북의 군산(강봉균 의원, 3선), 광주 서구갑(조영택 의원, 초선) 서구을 (김영진 의원, 5선), 전남의 나주 화산 (최인기 의원, 재선), 광주 동구(박주선 의원, 재선) 오르고 있다. 당 한켠에선 친노ㆍ486코드 공천으로 인한 비판을 왜 호남 물갈이로 해결하려고 하냐는 반박도 제기되고 있다.




김승미 기자 ask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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