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소연 기자]'사교위주'의 산행이 많은 한국 아웃도어 문화가 제품가격 상승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국에서 절개선이 많고, 다양한 색감의 패셔너블한 상품에 대한 수요가 늘면서 아웃도어 제품 가격이 점점 더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벼운 등산에는 불필요한 지나친 고기능성 소재를 원하는 국내 소비자들의 니즈도 아웃도어 가격 상승에 한 요인인 것으로 밝혀졌다.
아웃도어 업계 한 관계자는 "유럽 아웃도어 패션쇼와 한국 시장을 비교해 볼 때 디자인이나 색감에서 현저한 차이가 난다"면서 "한국 사람들이 산행을 할 때 주로 사교목적으로 많이 하기 때문에 산에 갈 때 예쁜 옷을 찾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등산을 하는 이유에 대해 소비자 조사를 해 보면 표면적으로는 건강 때문이라고 답하지만 , 심층면담을 해보면 주로 사교목적으로 산에 오르는 것으로 나타난다"면서 "그러다보니 디자인이 날렵하고 컬러풀한 옷들이 잘 팔린다"고 말했다.
해외 아웃도어 제품의 경우 기능성만을 생각한 펑퍼짐한 디자인의 제품들이 많지만, 국내서 판매되는 제품의 경우 절개도 많이 들어가고, 옷감도 색색으로 화려한 제품들이 인기라는 것.
아웃도어업계 한 관계자는 "소비자들의 디자인적인 요구를 반영하다보니 원가가 올라간다"면서 "절개가 많으면 공정이 더욱 복잡해지고, 원단도 여러 가지 쓰다보니 가격이 올라간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고어텍스 소재에 스티치가 많이 들어가면 그게 다 구멍이 된다"면서 "이를 막기 위해 또 밴드를 덧대야 하니 옷은 더 무거워지고, 돈은 더 많이 들게 된다"고 설명했다.
고어텍스 소재에 대한 한국인들의 지나친 충성도도 가격 상승의 한 요인으로 꼽았다.
업계 한 관계자는 "히말라야나 설악산, 한라산 등을 오를 때는 고어텍스 원단의 제품을 입는 것이 분명히 도움이 된다"면서 "하지만 청계산을 오르면서 고어텍스를 입는 것은 불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런데 사교목적으로 산에 가시는 분들이 가까운 산행에도 팔에 고어텍스라고 자수가 놓아진 것을 꼭 선호한다"면서 "그런데 고어텍스를 공급하는 고어사는 아무업체에나 공급하지 않는 것이 문제"라고 언급했다.
이런 선택적인 공급 과정에서 고어텍스 소재를 쓴 업체들의 제품가격이 어느 선 이상으로 묵시적으로 정해진다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고어사는 몇몇의 큰 업체가 아웃도어 시장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바라고 저가업체가 자기들 소재를 써서 시장을 뒤 흔들어 놓기를 바라지 않을 것"이라면서 "이런 것이 고어텍스에 대한 선호도와 맞물리면서 가격이 높게 책정되는 한 요인이 된다"고 말했다.
박소연 기자 mu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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