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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기업종 철퇴맞기 싫소, 해외사업 키울래

[아시아경제 이은정 기자] 대기업들이 중소기업 영역으로 분류되는 내수업종에서 속속 발을 빼기 시작했다. 최근들어 날카로워진 재벌ㆍ대기업에 대한 여론을 인식한 결정이다. 국내 대기업의 해외 비중이 높아진 점도 내수산업 철수 결정의 중요한 배경이 됐다.


10일 재계에 따르면 한화그룹이 내수업종 중심의 계열사 정리 작업에 들어갔다. 작년 말 청량리역사를 서울역사와 통합한데 이어 대덕테크노밸리, 당진테크노폴리스 등은 프로젝트가 끝나는 대로 청산시키기로 했다. 한화 그룹 관계자는 "대기업형 핵심사업 위주로 사업 구조를 개편하는 중"이라며 "올해 안으로 전 계열사의 사업포트폴리오를 전면적으로 재검토해 중소기업형 사업을 선별하고 추가 철수방안을 수립할 것"이라고 말했다.

석유, 통신 등 내수 위주의 사업구조를 가지고 있는 SK그룹도 최근 내수보다는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 이미 에너지 사업 매출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60%를 넘어섰다. 플랜트 건설과 해외 광구 개발 등 진출 영역도 넓어진 상황이다. 최태원 SK 회장도 올해 경영계획을 수립하면서 "SK그룹 글로벌 성장의 원년이 돼야 할 것"이라며 "그룹 전 구성원이 한 마음 한 뜻으로 자신감을 갖고 글로벌 성장을 촉진시켜 나가자"고 강조하기도 했다.


자동차를 주축으로 철강, 건설 등의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현대차그룹 역시 내수보다는 해외를 핵심 공략지로 삼고 있다. 현대차 고위 관계자는 "지금은 'OO 대기업이 하면 다릅니다라'는 표어가 더 이상 환영받지 못하는 분위기"라며 "국내에서 이런저런 여론에 휩쓸리지 말고 글로벌 기업과 경쟁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GS그룹도 중소업종 관련 계열사의 정리를 검토하고 있다.


이같은 내수업종 철수 도미노는 '제과ㆍ커피 사업'에서 비롯됐다. 이명박 대통령의 빵집 발언 이후 가장 먼저 삼성그룹이 제과ㆍ커피 사업을 철수키로 결정했다. 롯데그룹 두산그룹 등도 잇따라 철수를 선언했고 범LG가 아워홈도 순대 사업과 청국장 사업을 중단키로 했다. 이 후 LS그룹도 자전거 소매사업 진출을 접기로 했다.


대기업들이 이처럼 기존 내수업종을 정리하고 나서면서 최근 M&A(인수ㆍ합병)시장에 나온 웅진코웨이에 그 불똥이 튀었다. 매년 2000억원대의 이익을 내는 회사로 매력적인 매물이지만 업종자체가 내수로 분류되는 데다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심사까지 받았다는 이유에서 선뜻 참여하겠다는 대기업이 없는 상태다. 유력 인수후보로 거론되는 LG전자 관계자는 "웅진 코웨이 인수를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다"며 "베스트숍에서 고객들이 체험하고 제품의 장점을 직접 느낀 후 판매하는 기존 방식대로 사업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국내 대기업들이 '골목상권'을 해친다는 사회적 비난 여론에 속속 내수산업에서 손을 떼고 있지만 이들 빈 자리를 해외 기업이 파고들 경우 물가불안 등의 우려가 더 커질 수 있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전국경제인연합회 관계자는 "사회적 분위기에 떠밀리다시피 대기업들이 급하게 내수업종을 철수할 이 후 빈 자리를 외국계가 채운다면 지금보다 더 큰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는 점은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이은정 기자 mybang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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