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지성 기자]LG디스플레이(LGD)가 애플에 아이패드3 용으로 납품할 광시야각(IPS) LCD 패널과 관련해 연이어 문제를 겪으며 곤혹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다. 불량 문제는 해결이 가능 할 것으로 보이지만 장기적으로 거래량 축소 등의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는 상태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LGD는 최근 애플에 아이패드3 용으로 납품한 초도 IPS 패널 물량에 불량이 발생해 전량을 폐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LGD는 "고객사 관련 된 사항은 계약 상 언론에 공개할 수 없다"고 설명하고 있지만 이미 업계에서는 불량 문제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애널리스트는 "아이패드 3 패널의 불량 발생은 사실인 것으로 파악됐다"며 "다만 불량의 구체적인 내용은 대외 공개가 불가하다는 입장이라 심각성을 확인 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LGD의 아이패드 패널 불량 문제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에도 아이패드 2 용 패널 공급 과정에서 두 차례의 불량이 발생해 애플로의 패널 공급량이 일시 급감한 경우도 있었다. 아이패드2의 대표적인 불량 사례로 꼽히던 빛샘현상도 LGD의 패널 문제였다. 당시 애플은 140만개 이상을 공급 물량을 삼성전자와 치메이 등으로 돌렸고 LGD는 1개월 이상 공급 지연을 겪었다.
패널 불량 뿐 아니라 생산 시설에서도 문제가 발생했다. 지난달 16일 구미의 아이패드 모듈 생산 시설인 M3, M4 라인에서는 전원공급 케이블 설비의 문제로 정전이 발생해 가동이 중단되기도 했다. 모듈공정의 특성상 대규모 피해가 발생하지는 않았지만 이러한 크고 작은 공정상의 결함들이 결국 패널 불량과 이어졌다는 해석을 낳고 있다.
업계에서는 아이패드 3 패널이 아직 최종 출하단계가 아니라는 점에서 LGD가 충분히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하지만 공정을 개선하고 재생산하는 과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패널 공급 지연과 일정부분의 손실 역시 피할 수 없다. 특히 아이패드3의 3월 출시설이 유력하게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라 물량 중 일부를 경쟁 기업에게 넘겨줄 가능성도 있다. 최근 애플이 샤프 등 새로운 대규모 공급 라인을 찾는 이유도 반복되는 불량문제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 선수금이 남아있는 상태기는 하지만 애플의 탈 한국 움직임에 불량 문제가 좋은 빌미가 될 수 있다"며 "한편으로는 애플이 벤더 길들이기 차원에서 클레임을 걸었다는 시각도 있어 아이패드3의 출시가 시작돼야 정확한 판단이 가능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지성 기자 jise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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