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발행규모 196억$ 집계돼..유럽 기업들, 美시장서 자금조달 나서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지난주 투자 부적격(정크) 등급 회사채 발행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유럽 부채위기로 매도당했던 정크본드에 최근 대규모 자금이 몰리면서 신용경색 완화의 또 다른 신호가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주 글로벌 정크본드 발행 규모가 사상 최대인 196억달러로 집계됐다고 파이낸셜 타임스(FT)가 금융 컨설팅업체 딜로직을 인용해 6일 보도했다.
올해 들어 유럽 부채위기에 대한 불안감이 다소 완화되면서 유럽과 미국의 정크본드 시장은 반등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특히 유럽 기업들이 미국 시장에서 상당한 규모의 회사채 발행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독일의 정밀 엔지니어링 기업인 새플러는 최근 유로 표시 채권 발행을 통해 정크 등급 기업으로서는 6개월 만에 가장 많은 12억유로의 자금을 조달했다. 새플러는 유로 표시 채권과 함께 달러 표시 채권도 동시에 발행해 추가로 11억달러를 조달했다.
바클레이스 캐피탈은 보고서를 통해 유럽 부채위기에 대한 불안감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미국에서는 경기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어 미국에서 정크본드 발행이 늘어난 원인이 됐다고 분석했다.
정크본드에 투자하는 미국 펀드에는 올해 들어 94억달러의 자금이 순유입된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유사한 성격의 유럽 펀드의 순유입 규모는 8100만달러에 불과했다.
지난주 바클레이스 캐피탈은 지난해 매도당했던 미국 정크등급 회사채가 올해 강하게 반등하면서 수익률이 3%를 웃돈다고 밝히기도 했다.
미국의 경우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제로금리를 최소 2014년 말까지 유지하겠다고 밝히면서 국채 금리 상승이 억제되고 있다. 이에 따라 상대적으로 금리 수준이 높은 정크본드로 투자자들이 몰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새플러는 5년~7년물 회사채를 7.75%~8.75% 금리로 발행했는데 이는 지난주 각각 0.77%, 1.92%에 불과했던 미 국채 5년물과 10년물 금리에 비해 훨씬 높은 것이다.
또한 전통적으로 유럽 금융규제당국이 유럽 은행들에 자기자본 확충을 요구한 것도 달러 표시 채권 발행이 늘어나는 원인으로 꼽힌다. 부채를 줄여야만 유럽 은행들이 정크본드 채권에 선뜻 투자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시장관계자들은 다른 기업들도 유사한 형태로 채권 발행에 나서는 사례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JP모건 체이스의 케빈 폴레이는 유럽 기업들이 자금 조달 출처를 기존의 상업은행에서 자본시장으로 변경하는 것은 피할 수 없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박병희 기자 nu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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