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TTM특별게스트로 초대...부품 공급확대 주목
[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국내 자동차부품업체 만도와 글로벌 자동차업체인 르노닛산의 밀월이 깊어지고 있다. 르노닛산은 지난해 러시아 자동차회사 아브토바즈를 인수하면서 803만대를 생산, 도요타를 제치고 GM 폭스바겐에 이어 세계 3위에 오른 업체다.
3일 자동차부품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중순 일본 도쿄에서 열린 르노닛산의 톱매니지먼트미팅(TMM)에 만도가 특별 게스트로 참석했다. 이 행사는 르노닛산 구매본부가 전세계 협력업체 가운데 20곳을 초청해 올해 사업계획을 설명하기 위해 마련한 것으로 인맥 확보 뿐 아니라 향후 사업 강화 측면에서도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만도와 르노닛산의 거래 규모로만 보면 상위 20개 업체 수준에는 턱없이 부족하지만 이날 만큼은 전세계 부품업체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르노닛산이 만도를 초청한 이유는 향후 규모 확대를 염두에 둔 결정이라는 시각이 강하다. 만도 고위 관계자는 "구매 규모를 기준으로 하면 이번 미팅에 참석하기가 어렵지만 앞으로의 관계 강화를 감안해 초청받았다"고 말했다.
이 같은 관계가 초기부터 형성된 것은 아니다. 만도는 과거 프랑스 자동차 업체의 수주를 따내기 위해 르노를 먼저 두드렸으나 오히려 또 다른 업체인 푸조-시트로엥(PSA)과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규모면에서도 현재 푸조-시트로엥과는 1700억원에 달하는 반면 르노닛산과는 3분의 1 수준인 410억원 수준에 그친다. 공급 품목도 푸조-시트로엥에는 브레이크류를, 르노닛산에는 서스펜션(현가장치) 등으로 차이가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양상은 최근 들어 변하고 있다. 르노가 닛산과 얼라이언스를 맺은 데다 지난해 러시아 업체를 인수하면서 자동차 생산대수가 크게 확대된 점에 주목했다. 르노닛산 입장에서는 만도의 주요 고객사인 현대ㆍ기아차가 전세계 시장에서 위상이 크게 높아진 점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만도는 르노닛산의 생산 규모를, 르노닛산은 믿을 수 있는 자동차부품업체를 원한다는 점에서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것이다. 이 같은 분위기 때문인지 만도는 최근 닛산 인도생산법인에 부품을 공급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만도 관계자는 "르노닛산 생산량이 확대되는 만큼 우리 입장에서는 수주할 수 있는 기회가 늘어나는 셈"이라고 말했다.
신사현 만도 사장과 반덴헨더 르노닛산 구매 부회장과의 오랜 친분 역시 만도와 르노닛산 관계 강화에 도움이 되고 있다는 관측이다. 신 사장과 반덴헨더 부회장은 르노가 닛산과 제휴를 맺기 전부터 친분을 맺어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이번 행사에서 반덴헨더 부회장은 농담조로 신 사장에게 "프랑스 라이벌 기업 보다도 만도와의 거래규모가 작다"고 어필하기도 했다. 향후 공급 확대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다.
최일권 기자 ig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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