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유리 기자]코스피가 지난주에 이어 상승 흐름을 지속하며 1960선 안착에 도전하고 있다. 특히 최근 강한 '사자'세로 지수를 박스권 상단까지 끌어올린 외국인이 이날 역시 매수 우위를 보이면서 설 연휴 이후에도 '기분 좋은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그러나 1950선 위에서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증시를 전고점(지난해 10월28일, 1963.74) 위로 끌어올리고도 추세 상승을 더할 만큼 증시 에너지가 크지 않은 데다, 기술적인 저항도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코스피가 1950 이상에서 추세를 강하게 키우지는 못할 것이라는 신중론이 목소리를 내는 이유다.
김형렬 교보증권 투자전략팀장은 "1월 증시는 호재보다 악재에 대한 내성을 확인하면서 올라왔다"며 "모멘텀 지원이 딱히 되지 않는 상황에서 유동성에 의존해 온 것이기 때문에 '추세 상승'에 대한 기대를 너무 앞서 가질 필요는 없다"고 잘라 말했다.
유럽 문제와 관련해서는 올들어 새로운 시각으로 다시 체크해야 하는 것이 없다. 지난해 하반기와 크게 바뀐 것이 없다는 얘기다. 유럽 국가들에 대한 '신용등급 릴레이 강등' 역시 경험적으로 알수 있듯, 시장에 큰 파장을 주지는 못할 것으로 평가됐다.
김 팀장은 오히려 "지난해 하반기에는 각 국가간 정책적인 불협화음이 증시를 쥐락펴락 했다면 올해는 한 국가 내에서 정부와 민간사이 불협화음이 불거지면서 금융기관 파산 등 파생되는 우려가 등장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지난 20일과 같이 외국인의 하루 순매수 규모가 1조원 이상이었을 경우 시장이 단기 고점이었다는 분석도 나왔다. 이승우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지금 시장에서 더 이상의 호재가 뭐가 있는지 떠올리는 것도 쉽지 않다"며 "속도에 도취되어서는 곤란하며 1950선 이상에서는 추가적인 비중확대에 신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좀 더 공격적일 경우에는 소폭의 차익실현이 병행되어도 괜찮다는 조언이다.
윤지호 한화증권 투자분석팀장 역시 "안도랠리 이상의 모멘텀이 있는지를 따져봐야한다"며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3차 양적완화(QE3) 관련 언급이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있는데 지금 시점에 QE3를 논할 이유가 없다"고 지적했다. FOMC를 앞두고 관망세를 보이던 투자자들이 이후 실망 매물을 내놓을 수 있다는 말이다.
그는 올해 1분기 글로벌 경기가 감속세를 이어가고 있고 국내기업들의 실적 역시 대체로 부진할 것으로 보여, 박스권 '시소게임'이 이번달 후반 조정 쪽으로 기울 수 있다고 평가했다.
기술적 저항에 대한 우려도 있다. 1960선 부근은 기술적 저항선으로 작용할 만한 지수대들이 맞물린 자리이기 때문이다. 곽중보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지난해 10월28일 전고점, 200일 이동평균선(1957), 지난해 8월 초 하락갭 1937~2018의 저항이 나타난다"며 "지난해 11월 이후 지속적인 저항으로 작용했던 120일 이동평균선을 넘어서기 위해서 약 3번의 돌파 시도가 있었음을 감안하면, 이번에도 곧바로 2000선을 돌파하기 보다는 숨 고르기 이후 재차 상승을 시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유리 기자 yr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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