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설 이후 4.11총선을 위한 공천작업이 시작된 가운데 잠재적 야권 대선후보로 평가되는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정치행보가 더욱 주목받고 있다.
안철수 원장은 지난 21일 미국 방문을 마치고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하는 자리에서 기자들에게 "미국에서 보니 민주당도 전당대회 잘 치르고 한나라당도 강한 개혁 의지를 가진 것 같아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기대가 많다"면서 "(양당이) 소임을 다하면 저 같은 사람까지 정치할 필요가 있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정치권에서는 여의도 정치에 한발 물러서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오는 2월까지 기부재단 설립에 대한 밑그림을 제시하겠다고 밝힌 만큼 당분간은 재단 설립에 전념하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하지만 안 원장의 이날 발언이 총선이 아닌 12월 대선 출마 가능성 자체를 부인한 것은 아니라는 반론도 있다.
정치평론가인 신율 명지대 교수는 24일 한 라디오에 출연해 "(안 원장이) 대선에 나온다고 보고, 지금 상황이라면 나오면 된다"고 했다.
신 교수는 "우리 국민들은 안철수 교수한테 큰 걸 바라는 게 아니다"면서 "이명박 정권 하에서 우리가 속았다는 기분이 드는 것들, 이명박 정권 하에서 우리가 도덕적 불감증에 걸린 모습들을 이제는 정말 지겹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안철수 교수는 그런 모습은 보여주지 않을 것이다. 그런 것 때문에 안철수 교수가 뜨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철저하게 안철수 교수를 만든 인물을 이명박 대통령이라고 꼽았다.
신 교수는 안 원장의 정치 활동 시작의 시점에 대해서는 "일찍 나갈 필요 없다"면서 "7월 정도에 나가야 한다"고 했다. 그는 "안철수 교수가 정당에 들어갈 건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일찍 나와서 정치활동 해봤자 별 의미가 없다"면서 "7월 야권후보 단일화 때 하나의 후보로서 등장하는 것이 안철수 교수 본인도 좋고 그게 논리적으로 맞는 얘기"라고 했다.
신 교수는 안원장의 인기가 더 높아질 것이라고 예상하면서 그 근거로 "정치권에서 안철수 검증하고 하지만 돈봉투 사건을 보면 국민들은 누가 누구를 검증하겠다는 것이냐고 생각할 것"이라면서 "안철수 교수는 재산 반 내놓은 사람이고 기성 정치권은 만날 돈 봉투 돌린다는 논리가 성립되면 검증마저도 피해갈 수 있는 여건이 됐다"고 진단했다.
이경호 기자 gung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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