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오주연 기자]
"한 번은 하루에 5억을 쓴 고객이 있었어요. 다 잃고 3000만원 남았을 때, 남은 돈 갖고 돌아가는 줄 알았거든요. 그런데 에르메스 매장 가서 그 돈을 다 쓰고 가더라구요. 주목할 건 그런 중국 고객들이 많다는 거죠. 카지노에서는 물론 명품매장에서도 VIP입니다."
23일 GKL의 외국인전용 세븐럭카지노 강남점은 지난 21일부터 시작된 중국 최대의 명절 '춘절'(春節 ) 연휴를 한국에서 보내려는 중국인 관광객들로 붐볐다. 조준상 중국마케팅 팀장은 "지참금 1억 이상을 갖고 게임하러 오는 중국 고객이 100명 중 15명 정도 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들은 삼삼오오 무리지어 카지노 게임 중의 하나인 바카라 앞에서 왁자지껄 즐겼다. 조용히 게임에만 집중하며 혼자 즐기는 것을 선호하는 일본인들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다.
최근 1회 베팅에 1000만원씩 쓰는 중국인 VVIP고객도 많이 늘었다. 게임 1회에 소요되는 시간은 1~3분 남짓. 십여분 만에 수천만원이 오고가는 게임에서 중국인 손님은 그야말로 왕이다.
강대호 세븐럭카지노 중국팀 담당자는 "대륙의 기질 때문인지 통이 크다"며 "게임할 때에도 서로 그룹 지어서 큰 소리로 왁자지껄하게 흥을 북돋아 응원하는 걸 좋아한다"고 말했다. 또 "최근에는 고객층이 젊어지고 있는 것이 특징"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20일 춘절 연휴를 맞아 베이징에서 부인과 함께 왔다는 뤼안(가명)씨는 오는 28일까지 한국에 묵을 예정이다. 한국 카지노를 한 달에 1~2회 정도 찾는다는 그는 한국인 특유의 정서 때문에 자주 찾는다고 했다.
그는 "직원들 모두 매우 친절할 뿐만 아니라 우리를 고객 이상의 가족처럼 대해줘 정감을 느낀다"며 "한국와서 게임을 하는 게 내겐 매우 적절한 스트레스 해소법인 것 같다"고 말했다.
돈을 따고 잃는 것에도 크게 개의치 않는다. 돈을 잃는데 괜찮냐는 물음에 그는 웃으며 "게임하러 와서 즐겁게 게임하고 즐기면 그 뿐"이라고 전했다.
텐진에서 온 루쉰(가명)씨 역시 한 달에 한 번씩은 한국 카지노를 찾는다. 주중에 업무를 보고 금요일 오후 비행기로 한국에 와서 일요일날 돌아가는 식이다. 그에게 카지노는 '도박'이 아니라 가족들과 함께 와서 가볍게 놀고 가는 '놀이터'이기 때문에 따고 잃는 것에 집착하지 않는다.
그는 "돈이 왔다 갔다 하는데 개의치 않을 수 있겠나? 하지만 스스로 감당할 수 있을 만큼 게임을 하려고 컨트롤 하는 편이다. 잃어도 기분좋게 잃고 싶어서 한국 카지노를 찾는다"고 말했다.
홍콩, 마카오에도 카지노가 있는데 유독 한국 카지노를 찾는 이유는 뭘까. 그는 "한국은 중국과 지리적으로 가까워 편리하고 한국 카지노의 서비스는 세계 어느 카지노와 비교해도 우수하다"고 칭찬했다. 또 "마케터와 딜러들 모두 매우 친절하고 한국의 음식, 쇼핑 등에서도 매우 만족스럽다. 과거 언어 소통 문제로 힘들었지만 지금은 중국어 할 수 있는 직원들이 있는 곳이 많아 불편함을 못 느낀다"고 설명했다.
한편, GKL은 VIP로 떠오른 중국 관광객을 더욱 적극적으로 유치하기 위해 이달 24일부터 28일까지 5일 연속으로 무료 바카라 대회를 연다. 또 에쿠스급의 차량으로 리무진서비스를 제공, 소수 그룹 시내 투어를 진행하는 동시에 1:1 밀착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VVIP급 고객에게는 1인당 200만원에 달하는 의료검진서비스를 무료로 해준다. GKL은 올해 매출 5000억원 이상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오주연 기자 moon1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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