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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파구 장지동 안전지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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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 1년 만에 동네 구석구석을 안전지대로 바꾼 장지동 자율방범대 화제

[아시아경제 박종일 기자]“동네가 싹 달라졌다. 전엔 밤길 다니기도 무섭고 집 앞 공원도 삼삼오오 모여 있는 청소년들에게 빼앗겼는데 이제는 그런 걱정이 없어졌다”며 장지동 주민 윤희란(52) 씨는 만나자마자 입이 마르도록 동네 자율방범대 자랑을 늘어놓았다.


학교폭력이 갈수록 지능화되면서 집주변 골목길도, 공원도 더 이상 안전지대가 아니다.

언제 어디서 범죄에 노출될지 모르는 상황 때문에 어른·아이 할 것 없이 불안하기는 마찬가지.


그런데 송파구 장지동은 예외다. 저녁 취약시간은 물론 방과후 귀가시간까지 동네 구석구석을 지키는 자율방범대가 동네를 지킨다.

자율방법대 배지가 달린 조끼와 모자, 경광봉을 들고 나서면 삼삼오오 모여 있던 청소년들도 슬금슬금 흩어지고 담뱃불도 꺼버린다.


지난해 3월부터 매일 오전 3~5시, 오후 7~9시 2~3명씩 1조로 동네 구석구석을 살피는 자율방범대는 이제 동네 자랑거리가 됐다.


“예술고등학교가 들어서면서 여자아이들이 예쁘다는 소문이 돌자 인근 청소년들이 모여들고, 교제비 마련을 위해 어린 초·중학생을 대상으로 돈을 뺏는 등 사건사고가 빈번하게 일어났습니다. 게다가 공원에 밤늦게까지 모여 병을 깨고, 신문·책 등을 모아 태우는 등 그야말로 무법천지가 따로 없었죠. 힘없는 어르신들을 괴롭히는 아이들도 있어 이건 아니다 싶더라구요. 그래서 의기투합했죠”

송파구 장지동 안전지대 됐다 장지근린공원을 순찰하던 장지동 자율방범대원들이 함께 모여 담소를 나누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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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지동 자율방범대 박효식(58) 부대장의 설명.


이를 위해 동네에 있는 지역교회 2곳이 발 벗고 나섰다.


담임목사가 35개 지역교회들 연합체인 교동협의회 회장과 총무를 맡고 있는 가락제일교회(목사 차용범)와 생명나무교회(목사 이구영).


두 교회 성도 가운데 자원하는 이들로 30여명 자율방범대가 조직됐다.


낮 시간은 주부들이 맡고, 밤 시간대는 아버지들이 순찰을 돈다. 대원 중에는 공수부대 출신 예비역 소장도 있다.


송파구도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장비 구입과 유류비 등 명목으로 연간 250만원을 지원했다.


초·중·고등학교 등 무려 7개 학교가 밀집된 이 지역은 불과 1년 만의 성과가 놀랍다.


밤길도, 공원도 안전하고 깨끗해졌다.


자율방범대가 동네를 순찰하면 어른·아이 할 것 없이 반긴다.


“수고한다”며 음료나 과일을 건네는 주민들도 많다.


웬만한 동네아이들 얼굴을 다 알게 되자 아이들도 자율방범대가 나서면 짓궂은 장난조차 멈춘다. 심지어 야심한 밤길, 술 마시고 무단횡단을 시도하던 어른들도 자율방범대를 보면 되돌아 횡단보도를 찾을 정도.


김미경(52) 대원은 “아무래도 제복의 힘이 크긴 큰 것 같다. 대부분 언뜻 보면 경찰 같다고들 한다. 이제는 자율방범대라는 걸 많이 알게 됐지만 몸싸움 하던 청소년들도 슬금슬금 피하고 달아난다. 덕분에 우리도 신기할 정도로 동네가 달라졌다”고 설명했다.


정희득(48) 대원은 “처음엔 제복 입고 나서는 게 정말 쑥스러웠다. 지금은 많이 자연스러워졌다. 무엇보다 아이 키우는 엄마로서 동네의 변화가 뿌듯하기만 하다”고 덧붙였다.


다행히 처음에는 관심이 없던 아파트 입주자회도 적극 나섰다. 단지별로 자체 방범을 도는 아파트들이 생겨났다. 주민들의 신고의식도 높아졌다.


위협을 주는 행위만으로도 신고하면 경찰이 제재할 수 있다고 알린 결과다. 덕분에 인근 파출소가 바빠졌다.


이를 처음 제안한 가락제일교회 차용범(58) 목사는 “청소년범죄, 더 이상 어른들이 방관하면 안 된다. 어른들이 앞장서 나서야만 한다. 더구나 우리 아이들은 물론 지역주민들의 안전과 직결된 문제”라고 거듭 강조했다.


또 “동네마다 자율방범대가 조직돼 있지만 유명무실한 경우가 많다. 직능단체들 이름만 올려놓고 잘해야 일주일에 1~2번 밤 시간대 순찰이 대부분. 구에서도 자원봉사형태로 운영하다보니 주민들의 자발적인 봉사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것 같다. 언제까지 경찰만 바라보고 있을 건가. 이제는 주민들이 직접 나서야 한다”고 제안했다.




박종일 기자 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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