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심나영 기자]케이블TV협회가 16일 오후 3시부터 지상파 방송 송출을 전면 중단한다. 지난 해 11월 8일간 HD 방송 송출이 중단된 데 이어 전국적인 시청대란이 발생할 것이 우려되고 있다.
케이블TV협회 최종삼 사무총장은 이날 "오후 2시부터 방송중단 안내를 내보내고 오후 3시부터 지상파 신호 송출을 중단할 계획"이라며 "오전 11시 비상대책위원회에서 이같이 최종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케이블TV협회는 협회 차원의 서명문을 방통위에 전달한 후 오후2시부터 방송중단 자막방송을 내보내고 오후 3시부터 지상파 방송의 표준화질(SD)과 고화질(HD) 신호 송출을 전면 중단키로 했다.
케이블TV협회가 이런 결정을 내린 것은 지상파3사와 벌이는 재송신 대가 금액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져 들었기 때문이다. 이미 SO들은 지난해 11월 8일간 HD 송출 중단을 강행했었다.
케이블TV협회가 지난해 11월 8일간 HD(고화질) 신호 송출만 중단했다면 이번에는 SD(표준화질) 신호 송출까지 끊어 케이블 TV 시청자가 지상파 프로그램을 못보게 돼 시청대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케이블TV협회가 이같은 '행동'에 돌입하면 즉각 제재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방통위 관계자는 "케이블 TV가 정당한 사유 없이 방송을 중단하는 것에 해당되기 때문에 방송법99조를 위반, 시정명령 대상이 된다"며 "방송 중단을 강행하면 바로 방송재기 명령을 내리고, 이마저 이행을 안 하면 영업정지 등 제재 조치를 취하겠다"고 경고했다.
그러나 케이블TV협회측은 "방통위 제재가 무서워서 신호 송출을 못하면 결국 아무것도 못하게 된다. 제재 받을 땐 받더라도 신호 송출을 중단하겠다"고 말했다.
재송신 대가를 놓고 벌이는 이 싸움은 5년 전 지상파 방송이 케이블TV에게 재송신 대가로 '가입자당 요금(CPS)'을 내라고 하며 촉발됐다. 현재 지상파 방송이 요구하는 CPS금액은 280원 수준이고, 케이블 TV가 제시한 금액은 100원이다. 케이블 TV 가입자수는 1500만명 정도이며 CPS는 SO가 방송3사에게 각각 지급해야한다.
지상파의 논리는 케이블TV가 아무런 대가 없이 자사 프로그램을 방송하고 있다며 재송신 비용을 내는 게 당연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케이블TV측은 난시청 지역 해소 등 기여했고, 그 덕분에 지상파 방송 광고 효과도 커졌다며 비싼 재송신 비용을 낼 수 없다는 논리로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심나영 기자 sny@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