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해풍을 극복하라."
'탱크' 최경주(42ㆍSK텔레콤)에게 주어진 미션이다. 오늘부터 대장정에 돌입한 미국프로골프(PGA)투어 2012시즌 개막전인 현대토너먼트오브챔피언스(총상금 560만 달러)의 '격전의 무대'는 미국 하와이 마우이섬 카팔루아 플랜테이션코스(파73ㆍ7411야드)이다. '퍼팅의 귀재' 벤 크렌쇼와 빌 쿠어가 공동 설계했다. 페어웨이가 넓고, 그린도 커서 우승자의 평균스코어가 20언더파에 육박할 정도로 편안한 코스다.
지난 2년간 PGA투어에서 가장 쉬운 코스로 기록된 까닭이다. 2003년 어니 엘스(남아공)는 무려 31언더파 261타를 쳐 대회최저타를 작성했다. 최경주나 지난해 10월 JT슈라이너스아동병원오픈 우승으로 이번 대회 출전권을 얻은 재미교포 케빈 나(29ㆍ한국명 나상욱ㆍ타이틀리스트) 등 '단타자'들에게는 절대 유리하지 않은 코스다. 최경주는 지난해 평균 드라이브 샷 비거리가 134위(285.6야드), 케빈 나는 170위(279.8야드)에 불과했다.
하지만 '해풍'이 도사리고 있다. 최대 시속 50km 안팎의 바람이 코스 곳곳을 돌며 방향을 바꾼다. 코스 배치상 북쪽에서 오는 무역풍은 장타에 도움이 되지만 남쪽 바람은 플레이를 어렵게 만든다. PGA투어에서 우승의 관건을 '숏게임'으로 분석하고 있는 것도 이때문이다. 지난해 우승자 조너선 비어드(미국) 역시 스크램블링 능력 1위의 절묘한 숏게임을 앞세워 우승컵을 거머쥐었다.
일단 거의 모든 홀에서 버디를 노리는 공격적인 플레이가 필요하다. 6번홀(파4ㆍ398야드)에서는 그러나 옆바람을 조심해야 한다. 티 샷이 페어웨이 오른쪽의 절벽을 가로질러야 하는 홀이다. 가장 어려운 곳은 9번홀(파5ㆍ521야드)이다. 두번째 샷이 계곡을 넘어야 하고, 그린 역시 벙커가 겹겹이 에워싸고 있다.
후반에는 파4홀 중 가장 어렵다는 13번홀(파4ㆍ407야드)이 '요주의홀'이다. 맞바람을 이겨내는 낮은 탄도의 샷으로 공략하고, 그린도 까다로워 '3퍼트'가 나오기 쉽다. 15번홀(파5ㆍ555야드)은 이중으로 휘어진 '더블 도그렉' 홀로 그린 바로 옆의 협곡이 '덫'이다. 마지막 18번홀(파5)은 전장이 무려 663야드다. 내리막 지형이라 장타자들은 '2온'이 가능하지만 착시현상이 있다.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golf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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