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영식 기자] 유로존(유로화사용 17개국) 부채위기로 세계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국내 상장기업들이 장외파생상품 거래에 소극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4일 금융투자협회가 시가총액 기준 500대 상장법인을 대상으로 파생상품 이용 현황을 조사한 결과 장외파생상품 거래기업은 전체 응답기업 339개 중 29.8%인 101개사로 지난해 35.5%에서 5.7%포인트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거래상품별로는 통화상품이 81.2%로 가장 높았고 이자율상품이 29.7%, 주식상품은 23.8%로 뒤를 이었다.
장외파생상품을 거래하지 않는 기업은 238개사였으며 이유는 ‘불필요하다’가 26.9%로 가장 많았고 ‘장내거래로 충분하다’는 답이 18.9%, ‘적절한 상품 부재’가 18.1%였다. 특히 기업규모가 작을수록 파생상품 이용 비율이 낮았다.
반면 장내파생상품 거래기업은 25.1%인 85개사로 지난해 22.0% 대비 3.1% 늘었다. 거래상품별로는 가장 이용비중이 높은 통화상품이 69.4%로 11.5%포인트 늘었고, 주식상품과 원자재상품이 늘어난 반면 이자율상품의 이용은 소폭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응답기업 중 파생상품을 거래하는 기업은 43.6%이며 거래 필요성에 대한 응답은 59.3%로 전년대비 3.7%포인트 떨어졌다. 거래 목적은 위험회피가 82.6%, 투자가 17.4%로 조사됐다. 파생상품 거래시 애로사항으로는 장외거래의 경우 ‘거래비용 과다’가 19.8%로 가장 많았고 장내거래의 경우는 ‘모니터링 능력 부족’이 18.8%로 가장 많았다.
또 전체 응답기업 중 리스크관리 시스템을 보유한 업체는 44.8%인 152개사로 지난해보다 0.9%포인트 늘었으며, 금융권의 84.4%, 비금융권의 40.7%가 보유한 것으로 조사됐다.
최규윤 금투협 파생상품서비스본부장은 “2009년부터 매년 말 조사를 실시해 파생상품을 이용하는 상장기업의 리스크관리 현황을 파악하고 있다”며,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파생상품 시장의 변동성이 심화되면서 장내 파생상품 이용비율이 증가한 반면, 장외파생상품 이용비율은 줄어 전체적으로 이용비율이 감소했다”고 말했다.
또 그는 “기업들이 파생상품을 이용하지 않는 주요 이유로 적절한 파생상품의 부재를 들고 있어 앞으로 규제강화 등의 어려움에도 금융회사가 다양한 신상품 개발에 매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식 기자 gr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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