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김흥순 기자]‘초롱이’ 이영표(34)가 한바탕 홍역을 치르고 있는 한국축구를 향해 쓴 소리를 내뱉었다.
이영표는 27일 서울 신문로 가든플레이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최근 대표팀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논란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이영표는 “조광래 감독님이나 축구협회 관계자, 여러 축구인들 모두 한국축구를 위해 일한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며 “각자의 입장에서 일을 진행하며 오해가 있었던 것 같다. 모든 것이 축구가 발전하는 과정이라 생각한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그러면서도 그는 “모든 팀이 계속 이길 수만은 없다. 위기를 딛고 일어서야 성장할 수 있다”며 “대표팀을 거치면서 느꼈지만 감독이 자주 바뀌는 것은 문제가 있다. 우리는 그동안 너무 기다리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대표팀 감독은 최소 4년은 보장해줘야 하고 4년을 맡길 수 있는 역량 있는 감독을 뽑고 기다려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후임 감독에 대한 기대와 우려도 함께 나타냈다. 이영표는 “이번 일로 우리는 1년 반이라는 시간을 잃어버렸다. 남은 시간이 2년 6개월 정도”라며 “훌륭한 감독님이 오셔서 팀을 잘 이끌어 가시겠지만 어려움은 분명 또 올 것이다”라고 했다. 이어 “비판은 할 수 있겠지만 감독을 바꾸자는 말은 더 이상 해서는 안 된다”며 “축구협회와 축구인들만의 문제가 아니라 언론과 팬들도 인식이 변해야 어리석은 모습을 반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논란의 중심에 서 있는 기술위원회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그는 “기술위원회는 독립성이 가장 중요하다”면서도 “기술위원회가 대표팀 성적만을 위해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유소년 육성이나 좋은 지도자 양성, 체계적인 시스템 등을 발전시키지 못할 때 분명 책임져야 할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마지막으로 이영표는 “내년에는 올림픽에서 축구가 메달을 획득했으면 좋겠다”면서 “한국축구를 두고 벌어지는 비판이나 비난이 사라지고 팬들이 다른 어느 나라보다 축구를 통해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고싶다”며 말을 마쳤다.
한편 미 프로축구(MLS) 밴쿠버 화이트캡스 입단을 확정한 이영표는 내년 1월 20일경 밴쿠버로 돌아가 본격적인 팀 훈련에 합류한 뒤 새로운 시즌을 시작할 예정이다.
스포츠투데이 김흥순 기자 sport@
스포츠투데이 정재훈 사진기자 roz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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