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기 서울성모병원 대장항문외과 교수…기네스북 등재 추진
[아시아경제 박혜정 기자]국내에서 처음으로 100세 이상의 초고령 암 환자가 수술을 받고 회복해 화제다.
서울성모병원은 올해 만 102세(1909년생)인 문모 할머니가 대장암 수술을 받고 건강을 회복해 24일 퇴원했다고 25일 밝혔다.
100세 이상의 초고령 암환자가 성공리에 수술을 받은 것은 국내는 물론 전 세계적으로도 전례가 없다는 게 병원 측의 설명이다. 국내에서는 100세 이상 환자가 심근경색 스텐트시술과 백내장 수술을 성공적으로 받은 적이 있으나, 암 수술이 아니었다.
해외 최고령 암수술 기록은 지난 9월 영국에서 99세의 유방암 환자가 수술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병원 측은 이번 수술을 기네스북 전 세계 최고령 암 환자 수술 부문에 기록등재를 추진하고 있다.
병원 측에 따르면 문 할머니는 속이 더부룩하고 혈변·설사 증세가 나타나 2개월 전 병원을 방문, 대장암 2기 판정을 받았다. 항문 근처에 위치한 하부직장과 S자 모양으로 구부러진 S자 결장(구불결정)에서 각각 암이 발견된 것이다.
수술을 집도한 김준기 대장항문외과 교수는 "전신상태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보통 초고령 암환자는 수술과 같은 적극적인 치료를 포기하고 보존적 치료만 받는 경우가 많은데, 문 할머니와 가족들의 의지가 강해 수술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교수팀은 개복 수술 대신 복강경을 사용해 S자 결정의 중간부터 직장까지의 대장을 절제한 다음 S자 결장과 하부직장을 연결하는 수술(저위전방절제술)을 시행했다.
15일 6시간에 걸친 수술을 받은 문 할머니는 혈압과 맥박이 정상수치를 찾는 등 빠른 회복세를 보여 수술 3일 만에 일반병실로 옮겼다. 19일부터는 혼자 일어나 걸을 수 있고 식사를 할 정도로 회복돼 24일 퇴원했다.
김 교수는 "수술 중 개복수술로의 전환을 고려했으나 수술로 인한 신체 손상을 최소화하고 회복이 빠른 복강경으로 수술을 끝냈다"면서 "풍부한 복강경대장절제술의 임상경험이 이번 최고령 암환자의 수술 성공 요인이었다"고 말했다.
박혜정 기자 par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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