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부친인 김일성 주석이 17년전 사망했을 당시 비슷한 점이 많아 눈길을 끌고 있다.
김정일, 김일성 부자의 사망소식의 공통점은 ▲사망후 1∼2일 후 발표 ▲열흘 이상 장례 ▲후계자 앞세운 장의委 등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위원장 모두 사망한 지 1∼2일 지난 뒤 TV와 라디오, 통신 등 주요매체를 통해 사망 사실이 발표됐다. 조선중앙TV와 조선중앙방송은 이날 정오 '특별방송'을 통해 김 위원장이 17일 오전 8시30분 현지지도를 하다가 갑자기 사망했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의 사망을 바로 공개하지 않고 51시간 30분 만에 발표한 것이다. 북한 매체가 1994년 7월9일 정오에 김일성 주석이 숨진 지 34시간 만에 사망소식을 전한 것과 비교하면 시간을 더 두고 발표한 셈이다.
매체들은 김 주석과 김 위원장의 사망 모두 '특별방송'이라는 형식으로 발표했고 오전 10시부터 예고했다. 아나운서들이 TV에 나와 울먹이면서 방송을 한 것도 비슷한 장면이다.
열흘이상 장례를 치르는 것도 비슷하다. 북한은 17일부터 29일부터 13일간을 김 위원장 애도기간으로 정하고 28일 평양에서 영결식을 거행한다고 밝혔다.
김 주석이 사망했을 때 애도기간이 1994년 7월8일부터 17일까지 열흘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김 위원장의 애도기간이 사흘 더 길다. 또 북한 매체들은 김 주석과 김 위원장의 사망을 발표하면서 모두 외국의 조문대표단을 받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의 시신이 묻히는 곳도 김 주석이 안치된 금수산기념궁전이다.
이와 함께 북한은 18일 진행된 병리해부검사에서 김 위원장에 대한 질병의 진단이 완전히 확정됐다고 밝혔다. 북한은 김 주석이 사망했을 때도 하루 만에 병리해부를 했다고 밝힌 바 있다. 북한이 김 주석에 이어 김 위원장의 사망 원인에 대해서도 심근경색이라고 밝힌점도 닮았다.
중앙통신은 야전열차 안에서 김 위원장에게 중증 급성 심근경색이 발생되고 심한 심장성 쇼크가 합병됐다고 설명했는데 17년 전 발표된 김 주석의 사인도 심근경색이었다.
김정일국방위원장과 김일성주석의 국가장의위원장은 모두 후계자였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김 위원장의 사망소식을 전한 뒤 곧바로 232명으로 된 국가장의위원회를 구성했다고 발표했다.
특히 장의위원 명단을 열거하면서 '김정은 동지'를 처음에 올리고 다른 위원들은 '동지'라는 표현 없이 이름만 소개했다. 김정은이 김 위원장의 후계자이자 북한 내 2인자라는 사실을 명확히 보여주는 대목으로 해석된다.
김정은에 이어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최영림 내각총리, 리영호 인민군 총참모장, 김영춘 인민무력부장, 전병호, 김국태, 김기남 등 중앙당 정치국 위원부터 소개되고 김경희 당 경공업부장, 장성택 행정부장 등 당과 국가기관의 고위인사들이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북한은 김 주석이 사망했을 때도 후계자 신분이었던 김정일을 필두로 당시 오진우 인민무력부장, 강성산 총리, 이종옥ㆍ박성철ㆍ김영주 부주석 등 장의위원 111명을 권력 서열에 따라 발표했다. 김 위원장의 장의위원회 규모는 장의위원 숫자로만 보면 김 주석 사망 때의 배나 된다.
양낙규 기자 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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