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민진 기자, 박민규 기자] 은행권에서 가장 인기있는 상품은? 정답은 이자를 많이 주는 상품이다. 그러나 은행도 수익을 원천으로 하는 기업인지라 밑지면서까지 높은 이자를 줄 수는 노릇. 각 은행 상품개발 실무자들의 고민은 여기서 출발한다.
대형 시중은행 한 곳에서 한 해 내놓는 상품은 대략 20개 안팎. 대부분 기존 상품을 업그레이드하는 수준이다. 카드, 예ㆍ적금, 대출 등을 접목한 융복합 상품도 많다. 이 중 '아주 새롭다'는 평가를 받는 상품은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로 적다. 왠만한 상품은 이미 '판매중'이고 획기전인 아이디어가 나와도 각종 규제나 법규에 걸려 '중도하차'하기 십상이다.
그래서 세대의 트랜드를 읽고 딱 반발짝 앞서가는 지혜가 필요하다. 상품개발에 필수적인 고객군 분석도 아직 미흡하다. 고객군별 공략 범위를 제대로 정하려면 고객군 세분화가 필요한데 이것은 꾸준한 소통과 분석을 통해서만 가능한 일이다.
그런 점에서 올해 기업은행의 신상품 개발은 단연 돋보인다. 직원 공모를 통해 10건의 아이디어를 실제 상품으로 출시하거나 서비스화했다. 사내 공모에는 1700여건의 아이디어가 접수됐고 현재 상품화 단계를 검토 중인 것도 수십 건에 달한다.
접수된 아이디어들은 'SㆍMㆍAㆍRㆍT' 등 5개 등급으로 구분돼 상품개발에 활용된다. 이 중 바로 상품화가 가능한 S 및 M등급은 각각 1건, 18건이다. 향후 서비스 등에 활용할 수 있는 A등급도 176건에 달했다.
IBK상조예ㆍ적금, IBK아파트관리비대출, IBK앱통장, IBK주식적립통장 등이 대표주자다. S등급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IBK앱통장은 지난 9월 출시 이후 가입자 수가 3만명을 넘어섰다. 종이통장 없이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만으로 통장 및 현금카드 기능이 가능한 신개념 상품이다.
기업은행이 대학(원)생 공모전에 나선 것은 사내공모를 외부로 확산하자는 조준희 행장의 전략에서 나온 것인데 예상을 뛰어넘는 참신한 아이디어가 많아 행내 '히트상품' 에 이어 외부 히트작에 대한 기대를 높이고 있다.
김민진 기자 asiakmj@
박민규 기자 yush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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