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금융당국이 점차 진화하는 보이스피싱(전화사기) 피해 방지를 위해 카드론을 원천봉쇄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신용카드 가입자가 원하면 전화나 인터넷을 통한 카드론 대출을 막아 두고, 본인이 직접 카드회사 등을 방문해 확인을 거쳐야 대출이 재개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금융감독원은 24일 이같은 내용의 카드론 보이스피싱 방지 대책을 마련, 카드사와 협의중이라고 밝혔다. 최근 카드론 보이스피싱 피해자가 급격히 늘자 그 피해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서다.
금감원 관계자는 "카드사들이 직접 고객들에게 전화를 걸어 카드론 대출을 받을지 여부를 재확인하고, 고객들이 카드론을 받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힌 경우 카드론 대출 자체를 막아두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대출을 재개하기 위해서는 본인이 직접 카드사나 은행을 찾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카드사들은 사용자 동의 없이 내부 신용기준에 따라 대출 한도액을 상향해 왔다. 피해자들은 보이스피싱에 당하기 전까지는 본인이 카드론 대출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도 모른 채 지내다가, 피해를 당한 후에야 대출액 한도가 지나치게 높다는 것을 깨닫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피해자들은 카드사들의 이같은 영업 행태가 피해자들을 양산한 주요 요인 중 하나라고 지적하고 있다.
'카드론 보이스피싱 피해자 소송모임'은 금감원 진정서를 통해 "카드사들이 카드론 영업을 위해 한도를 마구잡이로 올려놓자 보이스피싱 사기범들이 이를 노린 것"이라며 "카드사들이 수천만원의 대출을 하면서도 회원들에게 카드론에 대한 어떠한 설명도 하지 않았다"고 성토했다.
또 최근 금융당국이 카드론 대출시 본인확인 절차를 강화했음에도 불구, 사기범들이 공인인증서 인증이라는 '우회로'를 통해 여전히 쉽게 카드론 대출을 받고 있어 더욱 강력한 규제 대책이 필요해졌기 때문이다. 권혁세 금감원장도 최근 임원회의를 통해 보이스피싱을 '반(反) 서민 금융범죄'로 규정, 적극 대응할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카드사들이 영업 지장을 이유로 반발하고 있어 추진이 쉽지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 관계자는 "카드론의 장점은 쉽고 빠른 대출인데, 이런 규제 장치를 두면 영업이 어려워진다며 카드사들이 쉽게 따라오지 않으려 한다"고 말했다. 카드사의 전체 수익 중 카드론의 비중은 10~15% 수준이다. 최근 주요 수익원인 가맹점 수수료가 인하되면서 카드론 등 금융수익 부문의 비중은 더욱 커지고 있는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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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은 기자 leez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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