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당분간 임시휴업 불가피
[아시아경제 심나영 기자]
연말 정국이 급속히 얼어붙고 있다. 민주당 등 야당은 한나라당의 한미 FTA(자유무역협상) 비준안 단독처리에 항의해 향후 국회일정을 전면 보이콧했다. 민주당은 22일 국회 본회의에서 한미 FTA비준안이 처리된 이후 본회의장을 점거해 23일 새벽까지 철야농성을 벌였다. 23일 예정된 상임위는 모두 중단됐다.
김진표 원내대표는 "향후 모든 상임위 일정을 전면 중단한다"며 "박희태 국회의장과 정의회 국회부의장 등에 사퇴를 축구하는 동시에 국회 본회의장에서 연좌 항의농성을 이어가겠다"고 성토했다. 이용섭 민주당 대변인도 "장외투쟁이 불가피하다. 국회활동은 다 접는다"고 단언했다.
무엇보다 내년도 예산안이 12월 2일로 정해진 법정시일을 지키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예산안을 짜는 예산결산위원회 계수조정소위는 시작한 지 단 이틀만에 중단됐다.
한나라당은 묵묵부답이다. 황우여 원내대표는 강행처리 직후 기자회견을 열려 했으나 돌연 취소했다.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도 취소됐다. 국회 일정을 전면 보이콧 한 야당에 대한 성토는 없었다. 당분간 여론 추이를 살피며 낮은 자세로 대야관계에 임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이날 본청 로텐더홀에서 한미FTA 날치기 규탄대회에 이어 한미FTA범국민운동본부-야5당 합동 기자회견과 연석회의를 열었다. 민주당은 "책임자들이 사퇴하고 투자자-국가소송제도(ISD)에 대해 처리방향을 제시해야 한다"며 국회 정상화 조건을 내걸었다.
당분간 경색된 여야관계가 해소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예산안처리는 여야 모두에게 필요한 상황이고, 야당도 언제까지나 한미 FTA 비준안 단독처리를 물고 늘어질수만은 없는 입장이어서 대통령과 한나라당이 어떤 카드를 내놓느냐에 따라 얼어붙은 정국은 의외로 쉽게 풀릴 수도 있다.
심나영 기자 s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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